허정무호, '허리 위기'에 과감한 전술 변화
OSEN 기자
발행 2008.03.26 22: 07

허정무호의 첫 시작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는 상하이에서 합류한 박지성과 이영표, 설기현 등 해외파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26일 오후 8시 중국 상하이 홍커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3차 예선 북한전에서 허정무 감독의 선택은 역설적이게도 북한에 유리했다. 그러나 전반 24분 '중원의 사령관' 김남일의 예기치 못한 부상을 허정무호는 전술 변화의 기회로 활용했다. 사실 김남일의 부상이 아니더라도 허정무호는 전술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조재진을 최전방에 배치하고 박주영이 뒤에서 받치는 전술은 공중볼 다툼에서 안정적이었지만, 유기적임 움직임에서 부족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는 허정무호가 전반 내내 적지 않은 측면 공격 시도에도 불구하고 공격에 어려움을 겪은 원인이기도 했다. 김두현의 교체 투입으로 공격 숫자를 조심스럽게 늘린 허정무호는 후반 들어 또 한 번 승부수를 던졌다. 바로 염기훈의 투입이었다. 이른바 타깃맨이라고 할 수 있는 조재진을 뺀 허 감독의 과감한 용병술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허 감독의 용병술은 전방 공격라인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북한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박주영을 중심으로 박지성, 염기훈, 설기현이 수시로 위치를 바꾸며 공격을 풀어가는 허정무호에는 활력이 넘쳤다. 그러나 공격보다는 수비에 비중을 둔 북한의 수비를 뚫기에는 부족했다. 훈련을 통해 준비했던 측면 공격이 풀리지 않은 탓이었다. 허 감독은 후반 35분 지친 설기현 대신 한태유를 투입하며 또 한 번의 변화를 줬지만, 승점 1점을 확보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한편 허정무호는 오는 5월 31일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요르단전을 한국에서 치른다. stylelomo@osen.co.kr 전반 박주영과 북한 안영학이 볼을 다투고 있다./상하이=손용호 기자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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