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의 부상과 박지성의 컨디션이 아쉬웠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는 아쉬움 탓일까.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의 표정은 상당히 어두워 보였다. 딱딱하게 굳은 얼굴은 끝까지 풀리지 않았다. 26일 밤 상하이 홍커우 스타디움서 열린 북한과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두 번째 경기서 허정무호는 아쉽게 0-0 무승부로 만족해야 했다.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힌 허 감독은 "전반 초반 호흡이 잘 맞지 않았고, 심판 판정에도 애매한 부분이 많아 당황스러웠다"면서 "후반 들어 공격적인 플레이를 시도했으나 볼 배급이 느렸고, 마무리도 좋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조재진이 전반만 뛰고 빠지고, 한태유가 후반 막판 설기현 대신 투입된 이유로 허 감독은 "박주영과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았고 전담 미드필더 숫자가 부족해 상대 역습에 자주 휘말려 조재진을 뺄 수 밖에 없었다"면서 "설기현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반면 한태유의 중거리 슈팅 능력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상대의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뚫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최후방 수비진에 5명을 세우고, 그 앞에 나머지 선수가 나란히 수비에 전념하는 북한의 수비 사이 공간을 노렸지만 의도하는 대로 풀어가지 못했다"고 답답해했다. 한편 허 감독은 뒷목 부상으로 전반 25분 만에 교체아웃된 주장 김남일과 박지성의 플레이에 대해 "결과는 함부로 가정할 수 없지만 김남일이 빠지면서 전력적인 어려움에 빠졌던 게 사실"이라며 "박지성의 몸도 상당히 무거웠다"고 입맛을 다셨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