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는 보이지 않아 꿈이라고 하겠지만 나에겐 지키고 싶은 현실이야” ‘홍길동전’을 재해석한 통쾌하고 유쾌한 퓨전 코믹 사극 ‘쾌도 홍길동’이 26일 24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지난 1월 첫방송한 KBS 2TV 수목드라마 ‘쾌도 홍길동’(홍정은 홍미란 극본, 이정섭 연출) 시청자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올 만큼 파격적이었다. 시대에 맞지 않은 의상과 연기자들의 말투, 주변 상황 등은 뒤로하더라도 TV광고 패러디, 영어 몰입 교육, 삼성 특검과 병역비리 등 최근 사회 이슈 풍자는 시청자들에게 통쾌함마저 안겨줬다. 홍자매는 특유의 유쾌한 필체로 이런 생소함을 매력으로 바꿔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드라마와 현실, 허구와 현실이 소통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제시한 것이다. 결말에서 홍길동(강지환 분)과 활빈당 당원들은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득권에 맞서 싸우다 전멸한다. 그러나 몇백년이 흐른 현대에도 건재한 홍길동을 통해 이 드라마가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님을 보여준다. 최종회에서 홍길동이 세우고자 했던 세계를 ‘꿈’과 ‘현실’로 구분 짓는 대사가 많이 나온다. “저 곳(활빈당이 지키고자 하는 세계)은 꿈이다. 모두가 건너가고 싶은 꿈” “너는 보이지 않아 꿈이라고 하겠지만 나에겐 지키고 싶은 현실이야” “그곳은 지금의 조선과는 다른, 그저 꿈입니다” 등 홍길동이 지키고 싶었던 세계를 ‘꿈’으로, 이창휘(장근석 분)가 지키고자 하는 기존의 세계를 ‘현실’로 구분했다. 그러나 홍자매는 드라마, 혹은 상상 속의 이상적인 세계가 현실이 될 수 있고 누구나 홍길동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회 주요 쟁점들이 드라마를 통해 재현되는 것도 현실과 드라마가 다르지 않음을 시사한다. 우리가 3개월동안 울고 웃으며 시청했던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결국 우리네 현실인 것이다. 홍길동의 스승이었던 재현스님(홍은표 분)은 “홍길동은 영원히 사는 사람이다. 양반과 천민이 있듯이 어느 세상에나 강자와 약자가 있을 것이다. 어느 세상에도 홍길동은 있다”고 했다. 드라마는 이 마지막 대사를 통해 뻔하지만 희망적이고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miru@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