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가 다시 한 번 북한전 해법에 고민하게 됐다. 허정무호는 지난 26일 밤 중국 상하이 홍커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2차전 북한전에서 아쉬운 0-0 무승부를 거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라 생각했던 북한에 동아시아선수권에 이어 두 번 연속 무승부를 거뒀다는 점에서 허정무호에 이번 북한전은 아쉬웠다. 문제는 대표팀 소집 후 준비했던 측면 공략의 무력함에 있었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 21일 파주 NFC서 컵대회로 지친 선수들을 배려하는 가운데 박주영, 조재진, 염기훈에게 측면 공격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가상의 북한 스리백을 상대로 좌우 측면으로 빠져 나가는 공격은 허정무호의 북한전 맞춤 전술이었다. 그리고 허 감독의 복안은 북한전에 그대로 반영돼 조재진을 중심으로 박지성과 설기현을 배치해 측면 공략을 시도했다. 밀집된 수비로 역습에 치중하는 북한을 상대로 바람직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최전방의 조재진과 측면 공격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면서 허정무호의 측면 공격은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공중 볼 다툼에 힘쓰며 측면 공격수들에게 빈 공간을 만들어줘야 했던 조재진은 이날 위아래를 오갔을 뿐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은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조재진의 공격 파트너 박주영도 미드필드와 전방을 오가며 분주히 움직였지만, 공간 창출에는 실패했다. 자연히 측면 공격이 위력적일 리가 없었다. 믿었던 '박지성 시프트'가 무소용이 된 것도 당연한 수순. 또 동아시아선수권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김남일-조원희' 더블 볼란테 카드가 김남일의 부상으로 깨진 것도 아쉬웠다. 중원 장악력에서 빈 틈을 보인 허정무호는 공격을 하면서도 역습에 신경을 써야 했다. 후반 들어 허 감독은 측면 공격을 살리기 위해 두 번의 용병술을 선보였다. 바로 하프타임에 조재진을 빼고 염기훈을 투입한 것과 후반 34분 지친 설기현을 한태유로 교체한 것이다. 허 감독에게는 회심의 카드였지만 아쉽게도 잦은 공격과 달리 마무리에서 어려움을 보이며 무승부로 만족해야 했다. 허정무호는 오는 6월 22일 북한과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6차전에서 어떤 해법을 선보일 지가 과제로 남은 셈이다. stylelomo@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