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들을 뛰게 하는 것이 옳았는가. 해외파의 출전을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아지고 있다. 허정무호가 북한과 득점없이 비기며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안고 귀국하게 됐다. 지난 26일 밤 상하이 홍커우 스타디움서 치러진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3조 북한과 2차전서 한국은 전력의 중추인 해외파들을 총출동시켰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올리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였다. 대표팀은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뭔가 2% 부족했다. 무엇보다 저조한 공격력이 실망을 크게 안겼다. 북한의 '전원 수비 전술'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해외파들의 모습도 실망스러웠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설기현(29, 풀햄 FC)은 측면 윙 포워드로 출전했으나 무기력에 가까웠다. 특유의 날카로운 돌파도 거의 나오지 않았고, 원톱 조재진과 섀도 스트라이커로 나선 박주영과 호흡도 일치하지 않아 번번이 빈공에 그치고 말았다. 좌우 측면 풀백으로 포진했던 이영표(31, 토튼햄 핫스퍼)와 오범석(25, 사마라 FC)은 박지성-설기현의 경우보다 좋은 몸놀림을 보였지만 오버래핑 이후 마지막 크로스가 부정확했다. 또다른 유럽 리거인 김두현(26, 웨스트 브롬위치)도 주장 김남일이 경추부 염좌로 인해 빠지면서 전반 25분 교체 투입됐지만 킬링 패스나 슈팅 찬스를 엮어내는 데 실패했다. 결국 해외파 전원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한 셈이었다. 이들은 상하이 현지에 직접 입국, 지난 23일과 24일 합류해 고작 하루 이틀 가량밖에 손발을 맞출 시간이 없었다. 그러나 변명의 여지는 없다.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A매치를 앞두고 48시간 전에 선수들을 소집해 훈련을 갖는다. 시간이 없었다는 말은 조금은 무책임한 얘기일 수도 있다. 만약 해외파들의 컨디션이 우려스러웠다면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다른 방책을 내놓아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해도 된다. 해외파 없이 경기를 갖고 저조한 결과를 낳았으면 더 심한 질타를 받았을 것이다. 허 감독은 북한전을 하루 앞둔 25일 "해외파들의 몸 상태를 확인한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다"며 "최상의 컨디션만 보이는 선수만 출전시키겠다"고 박지성 등 일부 해외파들의 선발 출전을 예고했다. 더 씁쓸했던 것은 북한전을 마친 뒤 공식 인터뷰에 참석했던 허 감독이 "박지성의 컨디션이 완벽하지 못했다. 설기현도 몸이 좋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던 모습이다. 이름값보다는 실력으로 출전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허 감독이다. 하지만 이번 북한전의 전 과정을 지켜봤을 때, 조금은 매끄럽지 않은 모습도 분명 드러났다. 해외파 출전도 그 중 한 사안이다. 대표팀 전력 절반 이상의 역할을 해낸다는 해외파. 10시간이 넘는 긴 비행과 소속팀에서의 부족한 훈련량 및 경기 감각, 짧은 현지 적응에도 불구하고 주전으로 나선 모양새가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yoshike3@osen.co.kr 26일 북한전 선발 라인업.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