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아, 수목의 TV를 적시다
OSEN 기자
발행 2008.03.27 09: 24

"신데렐라 불치병 뜯어먹는 소리하네." 도도하고 건방지게 톡톡 내뱉는 말투가 까칠하기 그지 없다. SBS 수목극 '온에어'의 인기 방송작가 서영은이다. 극중 나이는 34살. 영국에 머물고 있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 초등학생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수 목요일 밤마다 눈과 입꼬리 한 쪽을 늘 올리고 안방극장에 등장하는 그녀 서영은?, 톱스타 송윤아(35)다. '연기는 이렇게 하는거야'라고 가르치듯 요즘 그녀의 연기는 물이 잔뜩 올랐다. 드라마 속 서영은과 현실의 송윤아를 구분하기 헷갈릴 정도다. 병아리 시절, 눈물에 젖은 빵을 먹던 서 작가는 이제 방송계의 시청률 제조기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불륜과 불치병, 신데렐라의 금쪽 같은 소재에 명품 대사를 무기 삼아서 흥행 불패 신화를 쓰는 중이다. 그러니 그 위세가 하늘을 찌르는 게 당연하다. 방송사 드라마 국장이 그녀의 말 한마디에 쩔쩔 매고, 하룻강아지마냥 덤볐던 초짜 PD는 자칫 사표 쓸 위기에 처한다. 회당 2000만원을 받으면서 드라마 캐스팅까지 좌지우지하는 요즘 거물 작가의 파워를 여과없이 조명하고 있다. 김수현인가. 아니면 송지나, 혹시 임성한 아냐? 국내의 유명 작가들을 짬뽕 한 그릇으로 만든 것 같은 서영은의 실제 모델이 누구일 지를 궁금해하는 것도 시청자들의 재미다. 그런데 송윤아가 정녕 이런 모습이었던가? 설경구와의 멜로 영화 '사랑을 놓치다'에서 쿨하게 만나고 헤어지던 그녀는 간데 없고, 드라마 '누나' 속 청순 가련한 여인상도 사라졌다. '온에어'에서 송윤아는 오만가지 거만을 떨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면서도 절대 미워할수 없는 '푼수'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했다. 더군다나 실제 자기 나이와 같은 또래의 아줌마 연기다. CF 이미지를 중시하는 여자 스타들이 피할 법한 역할을 즐기는 인상이 역력하다. ‘여자 톱스타가 변신 또는 연기를 위해 망가진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모양이다. 담배 한 개비 물었다고, 마스카라 번지는 눈물 연기나 공주 드레스 벗고 몸빼 바지 입는 것으로 ‘연기를 위해 망가졌다’고 자축하는 건 호들갑일 뿐이다. ‘온에어’ 방송 초기에는 송윤아도 고전을 했다. 서영은 캐릭터의 적극적 표현을 위한 행동들이 ‘오바’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이에 송윤아는 "단지 캐릭터 설정상 의도된 연출로 봐주셨으면 한다"며 ‘신선하고 재미있다'는 칭찬과 '조금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동시에 나온 데 대해 자신의 연기 의도를 일찌감치 설명했다. 송윤아는 “처음에 서영은 역을 연기하면서 너무 오버 아닌가 걱정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캐릭터의 설정과 극적인 재미를 위해 의도한 연기”라며 “예상한대로 오버 연기에 대해 많은 분들이 칭찬과 충고의 메시지를 전해주시고 있는데 애정 섞인 의견이 많아 연기하는데 많이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윤아가 있기에 수 목요일 밤이 기다려지는 요즘이다. mcgwire@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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