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32.두산 베어스)와 손인호(33.LG 트윈스). 둘은 각각 배명고 경남고 시절 투타 만능의 '천재소년'으로 불리며 팀을 이끈 유망주였다. 고려대서는 함께 중심타선을 이뤘던 아마추어 간판타자 출신들이다. 그러나 2008시즌을 맞는 현재 그들의 위치는 조금씩 다르다. 김동주는 팀의 주포로 확고한 자리를 구축한 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지난 시즌 후반기 좋은 활약을 펼쳤던 손인호는 주전 라인업이 아닌 벤치에서 칼을 갈고 있다. 김동주, "개인보다 팀 우승이 먼저" 김동주는 고교 시절 투타 만능의 최고 유망주였다. 고교 시절에는 투수와 유격수로 나서며 날렵한 움직임을 자랑하는 등 공-수-주에 모두 능한 대어로 각광받았다. 김동주의 경우는 당시에 비해 몸무게가 늘어나 발 빠르기가 다소 느려졌다. 그러나 지난 시즌 84.6%(13번 시도 11개 성공)의 도루 성공률을 기록할 정도로 주루 센스는 탁월하다. 라인드라이브 성으로 뻗어나가는 홈런 타구 또한 대단하다. 밀어치는 능력과 당겨치는 능력을 모두 갖춘 타자 중 한 명이 바로 김동주다. 김동주에게 올 시즌은 더없이 중요하다. 김동주는 지난 시즌 3할2푼2리(5위) 19홈런(8위) 78타점(6위)의 성적표를 받고 일본 진출을 모색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실망스러웠다. 자신이 직접 요코하마로 건너가는 등 열의도 대단했으나 일본 구단들은 그를 외면했다. 김동주는 두산과 1년 최대 9억원의 계약을 맺고 다시 힘을 모았다. 김동주는 지난 25일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 팀의 대표로 참석해 "내 개인의 목표보다 팀 우승을 일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프로 입단 후 두 번째 우승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손인호, "팀 상승세에 일조하겠다" 손인호는 굴곡이 많은 프로생활을 겪어왔다. 1998년 2차지명 전체 1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며 당시 2차지명 야수 중 최고 계약금인 1억 8000만 원을 받는 등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입단 초기 투수로 전향하는 등 타자로서 제 기량을 떨치지는 못했다. 손인호가 주전으로 자리한 시기는 상무 제대 후 2003년에서 2005년까지다. 2004년에는 2할8푼4리 5홈런 42타점으로 자신의 시즌 최고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남고 '천재소년'의 그것으로 보기엔 모자란 감이 있었다. 2006시즌 이후 롯데에서 자리를 잃은 손인호는 지난해 7월 31일 트레이드로 LG에 둥지를 틀었다. 당시 손인호에게 큰 기대를 걸었던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후반기 손인호의 활약은 주목할 만했다. 손인호는 LG 유니폼을 입고 29경기에 출장해 2할4푼6리 1홈런 9타점을 기록, 성적만으로 봤을때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듯 보인다. 그러나 손인호는 중요한 순간 활약을 떨치며 LG의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에 힘을 더했다. 지난해 9월 11일 롯데 전에서는 연장 11회 우중간 3루타로 LG의 끝내기 승리를 이끌며 순위경쟁에 불을 붙였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송구로 LG 외야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손인호는 26일 LG의 2008 시즌 출정식에서 "스프링캠프부터 활약을 떨쳐 좋은 모습을 보이고자 했으나 부상으로 인해 지금은 출장이 어렵다. 그러나 힘이 필요할 때 좋은 활약을 펼쳐 팀의 상승세에 일조하겠다"라고 밝혔다. 현재 우익수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내줬지만 복귀하면 언제든지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고교 졸업반이던 15년 전 야구천재로 불렸던 두 유망주는 어느새 프로 11년차 베테랑이 되었다. 그동안 엇갈린 행보를 보여줬던 김동주와 손인호. 그들이 2008시즌 잠실벌에서 보여줄 활약을 기대해보자. chu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