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고 박민규, '될 성 부른' 좌완
OSEN 기자
발행 2008.03.27 14: 45

지난해 경남고는 하준호(현 롯데 자이언츠)라는 좋은 좌완을 배출했다. 하준호는 174cm의 작은 신장에도 140km대 중반의 빠른 볼을 앞세워 타자 안쪽 승부에도 거리낌없는 과감한 투구로 포수 장성우(롯데)와 함께 경남고의 청룡기 2연패를 이끌었다. 경남고는 또 한 명의 왼손 유망주인 3년생 박민규(18)로 2008년 비상을 꿈꾼다. 180cm 73kg의 체구를 지닌 박민규는 지난 26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제62회 황금사자기 고교 야구대회 16강전 덕수고와의 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 5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박민규의 투구만을 탓하기는 힘들었다. 유격수로 출장한 신입생 구본진이 실책 3개를 저지르며 3회 선취점을 주었고 6회 1-1 상황에서 2루주자가 홈에서 아웃되어 찬스를 날려버린 등의 악조건도 감안했어야 했다. 덕수고에서 '고교 최대어' 성영훈을 등판시켰다는 점도 박민규에게 부담이 되었다. 박민규는 이로 인해 마운드에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타구를 맞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탈삼진 6개를 기록했으나 투구수가 105개에 달했다. 박민규의 장점은 제구력과 슬라이더, 커브 구사력에 있다. 특히 박민규는 두 종류의 커브를 제대로 구사하며 상대 타자들을 삼진처리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에 비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팀을 이끈 투수가 바로 박민규다. 현재 페이스가 다 올라오지 않은 상태에도 직구 최고 138km을 던진다. 고교 선수인만큼 심한 혹사를 피한다면 더 빠른 직구를 기대할 수 있다. 가끔 높게 제구되는 공도 있으나 제 컨디션을 찾는다면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 좌완 스기우치 도시야는 149km에 이르는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커브를 주무기로 하는 투수다. 175cm의 작은 체구를 지닌 스기우치는 이후 커브 외에 컷패스트볼 등 제2의 변화구를 장착하며 일본 최고 좌완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박민규 또한 건장한 체구를 지녔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야구는 체격으로 하는 운동이 아니다. 스기우치처럼 자신의 무기를 조금씩 더해 간다면 박민규 또한 프로무대에 손색없는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chu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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