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익수' 고영민, 진정한 3번을 노린다
OSEN 기자
발행 2008.03.28 12: 04

지난 시즌 고영민(24. 두산 베어스)은 뛰어난 활약으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타자의 성향과 발빠르기에 맞춰 우익수 쪽 외야잔디까지 발을 딛는 '2익수' 수비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시즌 중반부터 3번 타순을 꿰차며 2할6푼8리 12홈런 66타점 35도루(3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고영민은 3번타자로 나선 66경기에서 2할6푼9리 9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무려 3할9푼7리에 달했으며 장타율도 4할4푼으로 나쁘지 않았다. 고영민은 2008 시즌에도 3번 타자로 나설 예정이다. 지난 시즌 고영민은 클린업트리오의 화력을 보여줬다기보다 테이블세터 진의 기세를 더 살려주는 활약에 더 집중한 모습이었다. 타구의 30% 가까이를 우측으로 보내는, 밀어치는 팀 배팅에 주력했던 2007년이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에는 전형적인 3번타자의 역할을 펼쳐야 한다. 지난 시즌 2번타자로 나섰던 좌타자 김현수는 빠른 발을 갖추고 희생번트를 주무기로 삼는 전형적인 2번타자가 아닌 본연의 타격을 기본으로 밀어치는 타격도 가능한 '변칙' 2번타자였다. 중심타선이 더 어울려보였던 김현수는 올 시즌 5,6번 타순에 배치될 예정이다. 올 시즌 고영민의 앞에서 2번을 맡을 타자는 오른손 타자 민병헌이다. 민병헌은 빠른 발과 작전 수행능력을 갖춘 타자라 톱타자 이종욱이 먼저 출루했을 때 그를 득점으로 이끄는 데는 마침 알맞은 타자다. 따라서 올 시즌 고영민은 테이블 세터가 아닌 차려준 밥을 먹는 중심타자의 역할에 더 충실해야 할 것이다. 고영민은 3번타순이 익숙해진 9월 한 달간 3할1푼8리 3홈런 10타점의 좋은 활약을 펼쳤다. 득점권에서의 타격성적도 2할8푼7리 4홈런 51타점으로 뛰어났다. 손목 힘이 탁월한 데다 밀어치는 능력까지 갖추면서 잠실구장에 알맞은 3번타자로 성장 중인 고영민이다. 이제 남은 것은 다른 구장에서도 알맞은 3번타자로 발전하는 것이다. 고영민은 대구(33타수 5안타, 1할5푼2리)와 광주(33타수 6안타, 1할8푼2리)구장에서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상대의 수비 시프트를 뚫을 수 있는 확실한 배팅파워를 갖춘다면 고영민은 진정한 3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2군의 천재타자'에서 야구팬의 사랑을 받는 '2익수'로 성장한 고영민. 3번타자 고영민의 올 시즌 활약에 두산 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hu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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