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산 외손자' 다무라, 빛 바랜 역투
OSEN 기자
발행 2008.03.28 17: 34

일본 야구의 유망주 투수로 성장해 프로레슬계의 전설인 역도산 가문을 빛내고 있는 외손자가 고시엔 마운드에서 역투를 펼쳤지만 아쉽게 고개를 떨궜다. 주인공은 일본 가나가와현 게이오고 3학년으로 팀 내 좌완 에이스 투수로 활약 중인 다무라 게이(18). 다무라는 지난 26일 '제 80회 봄철 고시엔 고교야구 대회' 2차전 가료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자 일본 언론들은 이날 이 내용을 앞다퉈 비중있게 실었다. 그러나 다무라는 1회 2사 3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맞아 유일하게 실점을 안았고 결국 팀 타선이 침묵한 끝에 0-1로 패해 탈락하고 말았다. 2회부터는 별다른 위기 없이 호투를 거듭한 다무라는 경기 후 "낮게 던졌어야 되는데 포수 뒤로 공이 빠질까봐…"라며 공 1개에 대한 후회를 곱씹었다. 다무라는 지난해 가을부터 왼쪽 어깨 통증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위해 치료를 하지 않은 채 진통제를 맞고 마운드에 오르는 투혼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186cm의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직구가 일품으로 평가받는 다무라는 외할아버지의 명성 때문에 일본 언론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마침 이날은 어머니 히로미 씨의 44번째 생일이었다. 히로미 씨는 역도산의 아내 게이코 씨의 딸이다. 게이코 씨는 역도산이 급사하기 전에 임신 상태였다. 다무라는 이날 경기 전 축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받은 "열심히 하라"는 메시지를 가방에 넣고 경기장에 들어섰다. 그러나 냉정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다무라는 "분하다"며 "확실하게 연습해서 여름에 돌아오겠다"고 설욕을 맹세했다. 역도산은 1924년 함경남도에서 태어난 한국인으로 본명은 김신락이다. 일제시대 일본으로 건너가 스모계를 거쳐 지난 1951년 프로레슬러로 전향했다. 일본 프로레슬링의 중흥을 이끌며 승승장구하던 역도산은 39세였던 1963년 12월 도쿄 아카사카의 한 술집에서 괴한의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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