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프로야구 개막, '이것을 보고 싶다'
OSEN 기자
발행 2008.03.29 08: 23

[OSEN=이상학 객원기자] 2008년 프로야구 개막의 날이 밝았다. 힘찬 기운으로 시작하는 한 해의 시작은 언제나 꿈과 희망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매년 똑같은 패턴으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경우도 많다. 반복되는 실패로 졸지에 양치기 소년이 되기 일쑤였다. 과연 올해는 꿈과 희망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유망주들은 성장할까 유망주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유망주라는 꼬리표가 무거워지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만년 유망주’가 바로 그들이다. 시즌 전에는 ‘올해는 정말 기대해도 좋다’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지만 시즌 후 현실은 꼭 그렇지 않았다. 지난 2005년 계약금 6억 원을 받고 입단한 두산 김명제는 박명환과 리오스로 이어지는 베어스 27번 에이스 등번호를 이어받았다. 매년 성적이 하락했지만, 가을잔치에서 보여준 묵직한 공과 두둑한 배짱을 발휘하면 ‘새가슴’ 투수라는 오명도 탈피할 수 있다. 좌타 외야수 유재웅도 김경문 감독이 믿음과 함께 기회를 주고 있다. 어느덧 만 29살로 나이가 꽉 찬 유재웅으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KIA 좌완 전병두와 거포 김주형에게도 올해가 중요하다. 전병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 멤버로 군문제까지 해결한 전도유망한 좌완 투수지만 아직 그 가능성을 깨지 못했다. 올해 4~5선발이 취약한 KIA에서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젊은 거포로 기대를 모았던 김주형도 타격에 전념하기 위해 포지션을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바꿔 반전을 꿈꾸고 있다. ‘유망주 군단’ LG에서는 박경수·이성렬·정의윤 등에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김재박 감독이 중심타선에 포진시킨 이성렬은 포수 마스크를 벗고 거포 외야수로 새로운 도약을 노리고 있다. 스타들은 2% 채울까 정상급 스타들이지만 부족한 2%를 채우지 못한 선수들도 많다. 매년 최정상급 활약을 약속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정체되거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한화 김태균은 2003년을 끝으로 30홈런을 넘긴 적이 없다. 지난 2년간 갑작스레 성적이 하락해 지난 겨울 연봉삭감이라는 칼바람도 맞았다. 올해가 김태균에게는 중요한 한 해다. 과거처럼 거창한 포부 대신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비록 옆구리 근육통으로 개막초에는 결장하지만, 워낙 많은 훈련량을 소화한 탓이었다. 올 시즌을 준비하는 김태균의 각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LG 투타를 이끌 박명환과 박용택도 매년 큰 기대를 모았으나, 완벽하게 기대치를 충족시킨 적이 없었다. 박명환은 LG로 이적한 첫 해였던 지난해 에이스 노릇을 해냈으나 풀타임을 완전히 소화하지 못했다. 박용택은 리그에 몇 안 되는 30-30 클럽을 달성할 선수로 손꼽히지만 30-30은 커녕 20-20도 작성하지 못했다. 올해는 부족한 2%를 채우고 최정상급 선수로 재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명환은 고질적인 갑상선 항진증을 앓고 있지만, 베이징 올림픽 기간인 8월 3주 동안 페넌트레이스가 중단되기 때문에 여름나기가 훨씬 수월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용택도 외국인 타자가 사라지며 중량감이 떨어진 팀 타선을 이끌 막중한 책임이 주어졌다. 한때 삼성 박한이도 2%가 부족한 타자였으나 이제는 주전도 장담할 수 없게 된 올해에는 20% 이상을 메워야 할 상황이다. 노장들은 부활할까 매년 부활을 외치는 노장들이 있다. 차가운 겨울마다 부활을 노래했으나 현실은 차갑고도 냉정했다. 한국프로야구 중흥기를 이끌었던 이종범·정민태(이상 KIA)·마해영(롯데)이 올해 부활을 꿈꾸는 대표적인 노장들이다. 지난 몇 년간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면서도 매년 시즌이 다가오면 부활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전성기 그들을 기억하고 있는 팬들은 그들의 외침과 약속을 믿고 바라봤지만, 매년 반복되는 추락에 한숨만 늘어날 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진짜’ 벼랑 끝 심정으로 부활을 노리고 있다. 정민태와 마해영은 팀까지 옮겼다. 세 선수 모두 연봉도 반토막 이상으로 깎였다. 이종범은 은퇴를 내걸고 마지막 배수진을 치고 있다. 비록 시범경기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아쉬움을 남겼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주전 자리를 안전하게 보장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얼마나 기회가 올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고 유지해 얼마 찾아오지 않을 기회를 잘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그 이름만으로도 아낌없는 지지와 격려를 보내고 있는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길이다. 롯데는 4강 갈까 시즌 전 최고의 관심거리는 뭐니뭐니 해도 롯데의 4강 진출 여부다. 시즌 전에는 항상 장밋빛이다. 롯데팬들은 갖가지 징크스를 끌여들여 4강 진출과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가상 시나리오로 기대에 부푼다. 그러나 여름을 기점으로 이 같은 기대는 조금씩 조각나고 결국에는 물거품되기를 반복했다. 지난 2000년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를 끝으로 롯데는 7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확률로 치자면 128분의 1, 즉 0.78%다. 바늘 구멍보다도 작은 확률을 롯데는 통과했다. 롯데의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프로야구 최다연속 기록이기도 하다. 올 시즌 롯데는 예년처럼 변함없이 가을잔치를 팬들에게 약속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뭔가 분위기가 다르다. 감독이 바뀌었다. 그것도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이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의 분위기를 확 바꾸었다. 여기저기서 ‘로이스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선수 마티 매클레리와 카림 가르시아도 잘 뽑았다는 평가이며 장원준과 김주찬도 급성장했다. ‘해외파’ 송승준·김일엽도 예사롭지 않다. 주장 완장을 찬 정수근도 각성하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달라진 모습을 예고했다. 정수근은 “몇년째 팬들에게 사기를 쳤는데 올해는 정말 그러지 않겠다. 감독님 말씀대로 항상 즐거운 야구로 부산팬들을 즐겁게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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