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괴물 에이스’ 류현진(21·한화)이 개막전 등판에서 제구력 난조로 무너졌다. 류현진은 2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개막전에 선발등판, 5이닝 6피안타 7볼넷 4탈삼진 5실점(4자책점)으로 선발패했다. 특히 볼넷 7개는 류현진 개인 최다 기록이었다.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 때부터 흔들린 류현진은 시범경기에서도 3이닝 4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무너지며 김인식 감독으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명실상부한 에이스이자, 롯데 킬러라는 점에서 김인식 감독은 류현진에게 개막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그러나 류현진은 또 기대에 못 미치며 다시 한 번 고개를 떨궈야 했다. 1회초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1번 톱타자 김주찬에게 풀카운트까지 가는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이어 2번 정수근에게도 역시 풀카운트 승부에서 6구째에 볼넷을 허용했다. 3번 박현승 타석 때 김주찬이 3루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류현진을 괴롭혔다. 박현승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1점을 내준 대신 2사 주자없는 상황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대호에게 2루타를 맞고, 카림 가르시아와 강민호에게 연속 볼넷을 헌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류현진이 한 이닝에 볼넷 4개를 기록한 것은 이날 경기가 데뷔 처음이었다. 2회초에도 1사 후 박기혁을 볼넷으로 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박기혁은 출루하자마자 도루와 상대 실책에 힘입어 3루까지 내달려 1사 3루의 득점찬스를 만들었다. 박기혁은 김주찬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4회초에도 류현진은 1사 후 강민호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강민호는 박기혁의 적시타 때 득점에 성공했다. 이날 류현진이 볼넷으로 내보낸 7타자 중 4타자가 홈을 밟아 득점했다. 볼넷이 모든 것을 꼬이게 만든 결과였다. 지난해 롯데전에서 4전 전승했을 때 볼넷은 33이닝 동안 단 3개밖에 되지 않았다. 이날 류현진은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최악이었다. 26타자를 맞아 초구 스트라이크는 9차례밖에 없었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34.6%. 5이닝을 던지기까지 투구수도 무려 100개였고 이 가운데 51개가 볼이었다. 스트라이크는 49개. 스트라이크보다 볼이 더 많을 정도로 제구가 되지 않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찍혔지만, 전반적으로 직구보다 변화구 비율이 많았다. 경기 후 한화 김인식 감독은 “포수보다도 투수가 잘 못했다. 류현진은 컨트롤이 안 되는데 서서히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루빨리 제 위치로 와야한다. 훈련부족의 문제라기보다 체중을 줄여야 한다. 체중이 오버됐다”고 지적했다. 비록 첫 출발은 좋지 못했지만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에도 류현진은 SK와 개막전에서 5⅔이닝 5피안타 3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지만, 이후 경기부터 예의 위력을 되찾았다. 류현진에게는 아직 다음 등판이 기다리고 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