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연장 끝내기 대타홈런' 정상호, "이런 일 처음"
OSEN 기자
발행 2008.03.29 19: 20

"야구 선수 생활 15년 만에 이런 극적인 홈런은 처음이다". SK의 백업 포수 정상호(26)가 화려하게 비상했다. 정상호는 2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LG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연장 11회말에 대타로 나서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끝내기 아치를 그려냈다. 4-4로 팽팽하던 11회 나주환 대신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정상호는 볼카운트 1-2에서 LG 마무리 우규민의 가운데로 쏠린 커브를 그대로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정상호의 이 홈런은 프로 통산 첫 연장전 대타 끝내기 홈런이다. 또 프로 원년인 1982년 이종도(당시 MBC청룡) 이후 통산 2번째 개막전 끝내기 홈런. 정상호는 지난 2001년 박경완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4억5000만 원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했다. 그러나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만년 유망주로 남아 있었다. 정상호는 이 홈런을 통해 올 시즌 새로운 도약을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후 눈시울을 살짝 붉힌 모습으로 나온 정상호는 "아마시절에는 홈런을 많이 때려봐지만 야구 선수 생활 15년 만에 이렇게 극적인 홈런은 처음"이라며 활짝 웃었다. 또 정상호는 홈런에 대해 "노리고 들어갔다"며 "코칭스태프에서 안타를 바라는 게 아니라 큰 것 한 방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부담없이 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입단 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데 대해 "속으로 가슴앓이를 많이 했지만 프로는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첫 단추를 잘 꿴 만큼 마무리까지 좋은 모습으로 남아 차차 주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한편 김성근 SK 감독은 "정상호와 채종범 누굴 대타로 쓸지 고민했다"며 "결국 언더핸드에 강한 면모를 보인 정상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 김 감독은 "투수 교체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 상대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은 것이 주효했다"며 "정대현을 빨리 올려 연장 초반 승부를 걸었고 정근우가 선봉에서 돌파구를 열어줬다. 2~4번이 집중타로 추격 기회를 열어줘 경기를 잡을 수 있었다"고 이날 경기를 평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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