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32. 야쿠르트)이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일본 무대 첫 세이브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임창용은 29일 도쿄 진구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와 시즌 2차전에서 최고구속 156km을 기록하는 등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첫 세이브를 따냈다. 임창용은 올 시즌 2경기서 1세이브 방어율 0의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임창용과 함께 더블 스토퍼로 낙점됐던 이가라시 료타가 허벅지 근육통을 호소하며 이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따라서 올 시즌 초반 임창용에게 마무리 기회가 더 많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야쿠르트에 '잠수함 마무리'는 낯설지 않다. 야쿠르트는 지난 시즌까지 다카쓰 신고(40. 시카고 컵스)라는 마무리 투수를 보유했던 팀이다. 우완 언더핸드 투수 다카쓰는 싱커를 앞세워 타자들을 돌려세웠던 야쿠르트의 수호신이었다. 다카쓰는 메이저리그 2시즌(2004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2005년 뉴욕 메츠)을 제외한 일본 통산 15시즌 동안 286세이브(역대 1위)를 기록하며 일본 최고의 마무리 중 한 명으로 활약한 스타 플레이어다. 임창용과 다카쓰는 투구폼만 유사할 뿐 스타일은 전혀 다른 투수들이다. 임창용이 150km가 넘는 빠른 공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파워피처인 반면 다카쓰는 구속과 궤적을 다르게 한 여러 가지 싱커를 던지는 기교파 투수다. 한·미·일 프로야구를 보면 대다수의 마무리는 정통파 오버핸드 투수들이다. 언더핸드나 사이드암 투수의 경우는 주자가 있을 때 투구폼으로 인한 도루 허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 승부처에서 쉽게 내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수함 마무리도 분명한 이점이 있다. 그 중 하나는 타자의 타이밍을 뺏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130km의 공이라도 정통파 투수의 그것과 잠수함 투수의 그것은 다르다. 투구폼이 이어지는 순서도 다르며 공을 손에서 놓는 릴리스포인트 또한 달라 잠수함 투수의 공은 정통파 투수의 같은 공보다 체감속도가 더 빠르며 타이밍을 맞추기도 어렵다. 더욱이 임창용은 정통파 투수도 쉽게 던지지 못하는 빠른 공을 던진다. 임창용이 앞으로 자신의 장점을 확실하게 살려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시즌 초반만이 아닌 중·후반에도 굳건한 마무리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잠수함 투수로 마무리 보직을 맡겼던 야쿠르트는 다시 잠수함 임창용에게 마무리 중책을 맡겼다. 2008시즌 스월로스의 뒷문을 맡게 된 임창용의 활약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chul@osen.co.kr 임창용이 29일 요미우리전에서 일본무대 첫 세이브를 기록한 후 내야수 가와바타의 축하를 받고 있다./도쿄=손용호 기자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