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역전패' LG, '아프지만 희망도 봤다'
OSEN 기자
발행 2008.03.30 09: 31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프로야구 사상 첫 연장 끝내기 대타 홈런을 친 주인공인 SK 정상호(26)에게 집중됐다. 빗속에서 진행된 개막전에, 연장전에 돌입한 접전 승부에서 끝내기 홈런을, 그것도 대타로 나와 날렸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반대편 벤치에는 누구보다도 아쉬움을 곱씹은 이가 있었다. 2년 연속 LG 트윈스 주장을 맡은 ‘전천후 내야수’ 이종렬(35)이었다. 이종렬에게 이날 개막전은 2가지 아쉬움이 큰 경기였다. 3회 주자일소 3타점짜리 적시 3루타를 비롯해 8회까지 4타수 4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또 4-4로 맞선 8회초 우전안타를 친 뒤 대주자 박용근으로 교체돼 연장전 승부에 나설 수 없었던 것이 못내 아쉬웠다. 특히 연장 10회초 1사 1, 3루 찬스에서 이종렬 대신 대타 김용우가 들어서서 삼진으로 물러나는 바람에 점수를 뽑지 못한 것이 두고 두고 아쉬운 대목이었다. 타격감이 좋은 데다 스위치히터인 이종렬이 그대로 있었으면 안타나 스퀴즈번트도 기대해 볼 만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LG는 주장 이종렬의 맹타와 함께 지난해보다는 나아진 집중력에 희망이 생겼다. 작년 한국시리즈 챔피언으로 올해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강적 SK를 맞아 끝까지 선전한 것에 희망을 가질 만하다. 초반 4-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과 추가점을 뽑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팀 타선이 10안타로 분전한 것은 고무적이다. 시범경기 때까지만 해도 LG 타선은 ‘물방망이’였다.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한 경기를 손에 꼽을 정도로 빈타에 허덕였다. 시범경기 12게임 중 4경기서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을 뿐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LG 타선은 만만치 않았다. 개막전서 이종렬의 4안타를 비롯해 10안타로 선전하며 ‘집중력’도 생겼다. 아직도 경기를 완전히 끝낼 수 있는 ‘한 방의 해결사’가 부족하기는 하지만 작년보다는 좋아졌다는 평이다. 더욱이 스토브리그서 집중 강화한 마운드는 튼실함을 증명했다.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고졸 우완 투수 정찬헌은 구원등판, 4이닝 무실점으로 데뷔전을 신고했다. 주자를 내보내며 불안하기도 했지만 볼끝이 좋은 빠른 직구를 앞세운 위기 관리 능력으로 무실점 투구를 펼쳐 중간 계투진의 핵으로 떠올랐다. LG로서는 개막전 연장 역전패가 뼈아프기는 하지만 투타에 걸쳐 희망을 발견한 소중한 경기이기도 했다. LG가 전날 패배는 잊어버리고 잘된 점만을 기억하며 다시 출발선에 섰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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