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김성주, 아직 2% 부족하다
OSEN 기자
발행 2008.03.30 09: 38

1년여의 시간이 필요했다. 김성주(36) 아나운서가 프리를 선언한 뒤 친정인 MBC로 공식 복귀하기까지다. 김성주는 지난 해 3월20일 오전 MBC 라디오 ‘굿모닝 FM’에서 “이별할 시간이 왔다. 1분 48초 남았는데, 감사할 분들을 생각해내야 하는데 너무 마음이 그래서…”라며 “작가분들 수고 많으셨다. 우리 가족들 사랑하고 여러분 정말 고맙다. 4년 동안 여러분의 아침이 밝고 행복했다면 바랄게 없다. 여러분 많이 그리울 것”이라고 작별을 고했다. 4년간 정들어던 라디오 프로를 끝으로 김성주는 MBC를 떠났다. 동료 아나운서들의 그리 곱지않은 시선을 뒤로 하고서다. 당시 아나운서실 분위기로는 MBC 복귀가 한동안 쉽지않을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1년 뒤인 29일오후 5시45분. 김성주는 MBC의 새 주말 예능프로 '명랑 히어로'를 통해 당당히 제 고향 제 자리로 돌아왔다. 김성주 자신이 너무나 원하고 그리워했던 MBC TV다. 그러나 그의 복귀 무대를 바라본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MBC를 떠나기 전 그가 꾸려가던 인기 프로그램들의 잔영이 아직까지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강하기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성주는 2003년 4월 3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약 4년간 라디오 진행을 맡아왔던 김성주는 특유의 입담으로 수많은 애청자를 확보하며 동시간대 청취율을 1위로 올려놓는데 큰 공을 세웠다. 또 2006 독일 월드컵을 통해 스포츠 캐스터로 대활약을 펼친 뒤로는 아나테이너 분야에서 선두 주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경제야 놀자’ ‘불만제로’ 등의 TV 프로도 그의 지명도와 능숙한 진행에 힘입어 롱런 체제를 굳혔다. 그런 김성주가 1년여만의 복귀 프로인 '명랑 히어로'에서는 예전의 자연스럽고 친숙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박미선 김구라 김국진 등 개그맨과 신정환 윤종신 이하늘 등 가수 출신 연예인으로 꾸려진 출연진 속에서 그의 입지는 좁았다. 요즘 국내 집단 MC체제 예능 프로의 특징은 '말 많고, 말 먼저하고, 남 윽박 잘지르는' MC가 주도권을 잡는다. 이날 '명랑 히어로'의 주도권도 아니나 다를까, 개그맨들의 몫으로 넘어갔다. 동네 아저씨같은 푸근한 미소 속에 유려한 말솜씨와 진행으로 담당 프로를 이끄는 게 김성주의 매력이다. 그런데 이날 방송에서는 그의 진가가 빛을 발휘할 공간이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 한때 김성주는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아나운서가 예능오락 프로그램 MC로 활동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개인기 하나에 자신의 연예 인생을 걸고 매일 매일 생존경쟁을 거듭하는 '무소속'(?) 개그맨들 속에서, 온실 속 아나운서가 버티기란 쉽지않다는 얘기다. 강수정 등 숱한 유명 아나운서들이 프리를 선언하고 나섰지만 예능 프로에서의 성공 사례가 흔하지 않은 이유다. 김성주가 풀어야할 문제도 프리랜서로서의 진로를 어떤 방향으로 잡을 것인가다. 서로 머리 터져가며 경쟁하는 예능 프로의 출연진 가운데 한 명으로는 장래가 밝지않아 보인다. 그의 장기가 살아날수 있는 메인 MC 진행이나 스포츠 캐스터를 맡아야될 것이란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게 바로 MBC 첫 복귀무대 '명랑 히어로'였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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