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축구에서 울산과 광주의 기세가 날카롭다. 정규리그와 컵대회 포함 4게임을 치른 현재 각각 2승 2무와 1승 3무를 기록한 두 팀은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전통의 강호이자 올 시즌 서울, 성남, 수원과 함께 4강으로 손꼽히던 울산의 상승세야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능 상황이지만, '군팀' 광주의 무패행진은 놀랍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여기에 두 팀이 지난해와 전혀 다른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면 이제 두 팀의 무패행진은 경이로울 지경이다. 과거 수비에서 역습으로 이어지는 재미없는 축구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던 김정남 감독의 울산은 올 시즌 화려한 공격축구를 표방하고 있고, 수비 자원의 부족으로 매 경기 다른 팀의 '승점 제물'로 전락했던 이강조 감독의 광주는 단단한 수비축구로 쉽게 이기기 힘든 팀으로 거듭났다. 이런 두 팀의 변화는 곧 성적으로 연결됐다. 개막전에서 영원한 우승 후보 성남을 만난 광주는 김명중의 선제골과 김용대의 선방에 힘입어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마치 K리그에 화려한 데뷔를 선보였던 2004년과 같은 느낌이었다. 이 기세는 그 다음 경기에서도 이어져 만만치 않은 경남을 상대로 이길훈과 김명중의 연속골로 2-0의 시즌 첫 승를 거뒀다. 이후 광주는 울산전에 이어 지난 29일 부산전서도 무승부를 거두며 단발성의 변화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공격 축구를 표방한 울산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또 다른 강호 서울을 만나 선제골을 내주는 등 힘겨운 개막전을 치른 울산은 지난해 K리그 챔피언 포항을 3-0으로 꺾으면서 공격 축구의 기염을 토했다. 이후 광주를 만나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가더니 29일 '복병' 전북 현대에게는 마지막까지 공격에 공격을 거듭하며 짜릿한 2-1승리를 거뒀다. 두 팀의 상승세가 더욱 대단한 것은 아직 변화가 현재진행형이며 더욱 발전의 여지가 있다는 데 있다. 광주는 군팀이라는 특성상 시즌 초반 군사훈련으로 조직력을 다지기 힘든 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경기에서 1골만을 내준 광주는 이길훈과 박규선으로 상징되는 좌우 측면 공격력까지 살아나고 있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울산의 상승세도 브라질리아 외에는 국내 선수를 주축으로 공격축구를 펼쳤다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아직 부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루이지뉴와 새로 영입한 페레이라까지 가세할 경우 울산의 공격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평가다. 전혀 다른 팀 컬러를 자랑하는 두 팀의 무패행진은 시즌 초반 우연의 산물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두 팀 모두 쉽게 포기하지 않는 팀으로 거듭났다는 것이며, 이는 올 시즌 프로축구를 더욱 흥미롭게 하는 요소라는 사실이다. stylelomo@osen.co.kr 김정남-이강조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