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구원승' 김일엽, "동료들 덕분"
OSEN 기자
발행 2008.03.31 07: 34

지난 27일 롯데 자이언츠의 출정식이 열린 부산 해운대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복귀파' 김일엽(28)은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된 소감을 묻자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었다고 기뻐할 입장이 아니다. 가을에도 야구하기 위해 작은 힘이라도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박한 목표를 드러냈다. 큰 덩치(191cm 106kg)와 다소 어울리지 않는 대답이었다. 하지만 그의 말 속에는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강한 승부 근성이 담겨 있었다. 지난해 신고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일엽은 올 시즌부터 정식 선수로 등록돼 시범경기에서 다섯 차례 마운드에 올라 1패 2홀드(방어율 2.57)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돌직구라고 불릴 만큼 묵직한 그의 직구는 결코 쉽게 공략할 수 없을 만큼 강했다. 김일엽은 3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즌 2차전에서 선발 마티 매클레리(34)에 이어 5-7로 뒤진 6회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김일엽의 데뷔 후 공식 경기 첫 등판. 선두 타자는 앞선 타석에서 중월 솔로 아치(비거리 120m)를 날린 이범호(27). 김일엽은 이범호를 좌익수 뜬 공으로 처리한 뒤 한상훈과 신경현을 각각 2루수 앞 땅볼과 유격수 플라이로 깔끔하게 막았다. 김일엽의 호투에 타자들은 화끈한 공격으로 보답했다. 7회 카림 가르시아(33)의 좌월 스리런과 8회 마해영의 좌중간 솔로 홈런(비거리 115m)으로 9-8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난적' 한화를 제물 삼아 2연승을 거둔 거인 군단의 사령탑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저녁 식사 자리에서 데뷔 첫 승을 따낸 김일엽에게 "첫 승을 축하한다"며 샴페인을 선물했다. 데뷔 첫 승을 거둔 김일엽은 "첫 등판에서 승리까지 거둬 너무 기쁘다"고 운을 뗀 뒤 "점수를 뽑아준 타자들과 승리를 지켜준 (강)영식이와 (임)경완이 형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첫 승의 영광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이어 "(이)범호가 친 타구가 생각보다 뻗지 못한 것을 보고 '내 공에 아직 힘이 실려 있다'는 걸 느껴 자신감을 갖고 던졌다"고 말했다. "첫 승을 축하한다"고 인사말을 건네자 "아직 멀었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겸손하게 답한 김일엽의 모습 속에 올 시즌 그의 힘찬 투구가 상대 타자를 압도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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