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여겨졌다. 오죽하면 작년 개막전서 뼈아픈 9회말 역전패를 당했던 두산 김경문 감독조차 그 마음을 이해한다고 했을까. 하지만 기우였다. 하루 만에 되살아나며 연장전 역전패의 아픔을 극복, 가볍게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 29일 SK와 개막전서 4-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 11회 대타 정상호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했으나 다음날 경기서 3-1로 승리한 LG 트윈스 이야기다. LG 트윈스가 달라지고 있다. 어느 해보다도 신선한 ‘젊은 피’가 수혈돼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불과 개막 후 2경기를 치렀지만 투타에 걸쳐 신예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개막전에서는 팀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고졸 신인 우완 투수 정찬헌(19)이 4이닝 무실점 호투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임을 증명했다. 그리고 30일에는 타선에서 반가운 신예들의 활약이 나왔다. 내외야 백업요원인 서동욱(24)과 김준호(24)가 주인공들이었다. 상무에서 제대하고 올해 복귀한 서동욱은 지명타자로 출장해 2타수 1안타 2사사구 1타점 1득점, 선발 우익수로 출장한 김준호는 4타수 1안타 1타점으으로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팀이 뽑은 3점 중 2점이 이들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이들의 활약은 그동안 ‘젊은 피’가 나오지 않아 고민이던 LG 코칭스태프에 희망을 안겨줬다. 타선에서 기대주들이 한 단계 성장을 못해 공격력에 약점이 있던 LG로서는 단비와도 같다. LG 코칭스태프와 구단은 전날 연장 역전패의 후유증에서 하루 만에 벗어날 수 있도록 활약한 이들과 한국무대 2년차 해외파 좌완 투수 봉중근의 쾌투(7⅔이닝 1실점)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87cm의 대형 내야수인 서동욱은 2005년 시즌 후 KIA에서 마해영, 최상덕과 함께 LG로 이적한 후 곧바로 상무에 입대, 올 시즌에야 LG에서 본격적인 활약을 시작했다. 방망이 재주가 좋아 ‘차세대 전천후 내야수’로 성장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다. 전지훈련 때부터 날카로운 방망이 솜씨를 보여줬다. 대졸 2년차로 지난해 2군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우타자 김준호도 타격 소질은 인정받고 있다. 개막전서 11회에 대타로 나와 안타를 친 김준호는 수비가 거친 것이 약점이었지만 30일 경기서는 호수비도 보여주는 등 공수에서 안정돼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일단 서동욱과 함께 상대 선발이 좌완으로 예고되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둘은 내외야 경쟁자들인 김용우, 박용근, 정의윤, 오태근, 이성렬, 김상현 등을 제칠 수 있는 강력한 선두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서동욱과 김준호가 내외야에서 부쩍 성장된 모습으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다면 LG의 올 시즌 성적도 기대할 만하다. 탄탄해진 투수력과 함께 집중력 있는 타선까지 갖추게 되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들 신예 타자들이 ‘타선의 활력소’로 계속 활약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어주기를 LG 코칭스태프는 학수고대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호주 마무리 훈련부터 사이판-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거치며 강훈련한 효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sun@osen.co.kr 서동욱-정찬헌-김준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