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2선발' 매클레리, '불안한' 출발
OSEN 기자
발행 2008.03.31 09: 43

[OSEN=이상학 객원기자] 롯데는 개막 2연전을 싹쓸이하며 기분 좋게 2008시즌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옥에 티도 있었다. 제2선발감으로 데려온 외국인선수 마티 매클레리(34)가 데뷔 첫 등판에서 뭇매를 맞으며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할 정도로 안정감이 떨어졌다. 매클레리는 롯데가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 투수. 그러나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는 4경기, 방어율 8.22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트리플A로 떨어졌다. 190cm, 102kg라는 좋은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는 매클레리는 큰 신장에서 내리꽂는 위력적인 직구와 각도 큰 변화구가 주무기다. 시범경기에서도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방어율 1.64로 호투했다. 지난 11일 사직 한화전서는 5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냈다. 개막 두 번째 경기였던 30일 대전 한화전서 매클레리는 국내 무대에 공식 데뷔했다. 경기 전 한화 김인식 감독은 매클레리에 대해 “볼 자체는 좋다. 그런데 변화구 제구가 되지 않는다. 제구가 되지 않을 때 타자들이 안 건드리고 기다리면 우리 페이스대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한화는 경기 초반에는 매클레리의 페이스에 끌려다녔지만,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에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매클레리를 무너뜨렸다. 매클레리는 5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홈런도 2개나 얻어맞았다. 초반 매클레리는 직구 위주로 타선을 윽박질렀다. 3회 1사까지 7타자를 퍼펙트로 막아냈다. 이 가운데 5타자를 3구 이내에서 처리했다. 초구에 타격하다 물러난 타자도 3명이었다. 최고 147km까지 나온 직구는 꾸준히 140km대를 형성했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페이스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 그러나 3회말 8번 신경현에게 7구 끝에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고동진에게 안타를 맞은 데 이어 추승우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으며 2실점했다. 147km 강속구였으나 한가운데 몰리자 그대로 통타당했다. 매클레리는 이후에도 비슷한 투구패턴을 고집하다 난타당했다. 4회말 1사 1루에서 이범호를 상대로 던진 142km 직구는 가운데로 몰리자 쭉쭉 뻗어나가 홈런으로 연결되고 말았다. 5회말 2사 1·2루에서도 김태완에게 145km 직구를 한가운데로 집어넣다 제대로 얻어맞아 또 다시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철저하게 직구에만 의존하는 피칭으로 일관하다 장타를 맞기 일쑤였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지만 제구가 완전치 않다는 평가가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선발투수에게 필수적인 완급 조절 능력도 부족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도 이날 매클레리의 투구에 대해 “매우 힘겨운 피칭이었다. 1~2회에는 직구 위주로 쉽게 승부했지만 이후 공이 타자들에게 익숙해져 집중타를 맞을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벌써 투구 습관이 노출돼 이닝을 많이 소화할 타입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매클레리는 2007년 트리플A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기 전까지는 불펜서 활약한 투수였다. 롯데는 손민한과 원투펀치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한 매클레리의 부진한 출발이 자칫 시즌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매클레리가 첫 등판의 불안감을 지우고 한국야구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 다음 선발 등판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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