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2008시즌은 '빠른 야구'
OSEN 기자
발행 2008.03.31 10: 24

4번타자와 에이스를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빼앗긴 야쿠르트 스월로스가 개막 3연승으로 복수에 성공했다. 야쿠르트는 지난 시즌 후 4번타자 알렉스 라미레스와 2007시즌 다승왕(16승) 세스 그레이싱어의 요미우리 이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감독 겸 포수 후루타 아쓰야의 퇴진, 베테랑 좌완 이시이 가즈히사(세이부), 후지이 슈고(니혼햄)의 이적 또한 치명적으로 보였다. 야쿠르트의 전력 보강은 2007시즌 한국 투수 3관왕 다니엘 리오스와 의문 부호가 딸려 있던 소방수 임창용의 영입에 그쳤다. 다카다 시게루(62) 감독은 지난해 말 취임사에서 "팀이 많이 바뀌었다. 새로운 야구로 야쿠르트를 이끌겠다"라고 밝혔다. 야쿠르트는 스프링캠프부터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세이부에서 보상선수로 이적한 후쿠지 가즈키(33), 후지이가 포함된 트레이드로 데려온 유망주 가와시마 게이조(25) 등 빠른 선수들을 주전 라인업에 넣었다. 후쿠지는 지난 시즌 28도루로 퍼시픽리그 도루 4위를 기록한 준족이며 가와시마는 다카다 감독의 니혼햄 단장 재직 시절 빠른 발과 다재다능한 수비 능력으로 기대를 모은 3년차 야수다. 야쿠르트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다카다 감독은 가와시마를 데려오기 위해 통산 56승의 좌완 후지이를 니혼햄에 주는 모험을 감행했다. 형식은 3대3 트레이드였지만 처음 언급된 계획은 가와시마와 후지이의 1대1 맞트레이드였다. 지난 시즌 3할4푼6리(1위) 20홈런 58타점 17도루로 다재다능함을 과시한 아오키 노리치카(26)는 야쿠르트 3번자리를 꿰찼다. 아오키는 2005년 최다안타상(202개)과 신인왕 타이틀을 석권하며 '제2의 이치로'로 불리는 등 야쿠르트의 스타로 자리매김한 선수다. 야쿠르트는 개막 3연전에서 가와시마-다나카 히로야쓰(26)-아오키로 1~3번타순을 구성했다. 셋 다 빠른 발과 작전 수행 능력을 갖춘 타자들로 작전보다는 개인의 타력이 우선시 된 요미우리의 1~3번 타순(다카하시 요시노부-니오카 도모히로 및 기무라 다쿠야-오가사와라 미치히로)과 대조적이었다. 요미우리에서 희생번트 등 팀을 위한 작전을 펼친 타자는 기무라에 불과했다. 야쿠르트의 현재 라인업은 SK 와이번스보다 두산 베어스와 흡사하다. 빠른 선수가 1~3번 타순에 배치되어 테이블세터가 출루하지 못했을 경우 이 역할을 3번타자가 해낸다. 그리고 4,5번에 배치된 릭스와 애런 가이엘이 주자를 불러들이는 역할을 맡는다. 다카다 감독은 현역(요미우리)시절 투지를 앞세운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사랑을 받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 요미우리의 약점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요미우리 수비진이 상대의 변칙작전에 약하다는 점을 착안, 아기자기한 플레이를 펼쳤고 이는 개막 3연승으로 이어졌다. 다카다 감독은 스프링캠프 당시 "후쿠지와 가와시마, 신인 오니자키 유지 등을 중용하며 발빠른 야구를 보여주겠다"라고 밝혔다. 후루타가 있던 시절의 야쿠르트가 젊은 투수진을 앞세운 팀이었다면 다카다 감독의 야쿠르트는 빠른 야수를 앞세운 팀이다. 두산은 지난 시즌 한 베이스 더 가는 '발야구'로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08시즌 센트럴리그에서는 야쿠르트가 '발야구'를 보여줄 것이다. chu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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