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헌, '한국의 마쓰자카'를 꿈꾼다
OSEN 기자
발행 2008.03.31 14: 37

지난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개막전은 한 신인투수의 활약이 눈에 띈 경기였다. LG 정찬헌(19)은 6회 팀의 세번째 투수로 등판해 4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보여줬다. 정찬헌은 이날 사사구 3개를 허용하는 등 제구력에서 문제점을 노출하며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적시타는 맞지 않는 '배짱투'로 LG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내게 했다. 6회 2사 만루서는 조동화를 우익수 플라이로 일축했고 7회 1사 1,2루서는 박재상과 최정을 연속 탈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정찬헌은 수비에서도 눈부신 활약상을 보여줬다. 8회 1사 2루에서 정찬헌은 정근우의 타구를 잡고 재빠르게 2루로 송구했다. 2루주자 박경완은 황급히 귀루했으나 태그아웃 당했다. 자칫 주자를 모두 살려줄 수 있는 위험한 플레이였으나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허를 찌른 정찬헌의 판단력과 안정되고 빠른 송구를 보여준 대담함이 눈부셨다. 비록 LG는 4-5로 연장 접전 끝에 패했지만 정찬헌의 플레이를 바탕으로 '디펜딩 챔피언' SK에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김재박 감독은 경기 후 "일단 정찬헌은 중간계투로 투입하며 경험을 쌓게 할 생각이다. 선발 수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2군에서 선발 수업을 쌓게 하는 것이 아니라 1군에 놓고 시험을 시키겠다는 뜻이다. 정찬헌에 대한 야구 관계자들의 칭찬은 시범경기 때부터 대단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볼끝이 정말 좋다. 포크볼의 구사력도 뛰어나 올 시즌 LG 마운드에서 큰 역할을 할 것 같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찬헌은 지난해 말 구리 챔피언스파크서 가진 인터뷰에서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같이 뛰어난 구위와 코너워크 구사력, 완급조절 능력을 갖춘 투수가 되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다. 마쓰자카 또한 신인 시절에는 타자 몸으로 향하는 150km의 직구를 던지는 등 제구력에서 약점을 보였던 투수다. 그러나 자기계발에 매달리며 경험을 쌓은 결과 현재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의 주축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갓 프로무대에 발을 딛은 정찬헌. 그가 2008시즌 LG 마운드에서 보여줄 활약이 기대된다. chu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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