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테니스와 야구는 무슨 관계? 테니스와 야구의 스윙 매커니즘은 다르다. 라켓과 방망이 모양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테니스 선수들이 야구 방망이를 잡는다면? 라켓으로 먹고 사는 테니스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홈런포를 펑펑 쳐냈다. 살아 있는 사람이 던진 '하드볼'을 야구 배트로 정확히 맞혀 관중석을 넘겨 화제다. 주인공은 남자 테니스의 스타 제임스 블레이크아 샘 쿠에레이. 이들은 지난 30일(한국시간) 플로리다 말린스와 뉴욕 양키스의 시범경기가 열린 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소니 에릭손 투어 참가를 위해 마이애미를 방문한 이들은 플로리다 구단의 초청을 받아 경기전 라이브배팅(BP) 시범에 나섰다. 다분히 팬들을 의식한 '이벤트'였지만 이들의 활약상은 놀라웠다. 플로리다 타격코치 짐 프레슬리가 던진 공을 상대로 메이저리그 선수 뺨치는 타격을 선보였다. 먼저 타석에 들어선 인물은 신장 198cm의 쿠에레이. 프레슬리의 투구를 몇차례 지켜본 뒤 좌측 펜스 뒤 스코어보드를 넘어가는 백투백 홈런을 때려냈다. 엄청난 파워였다. 이어 질세라 타석에 들어선 블레이크도 한 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겨버렸다. 관중석에서는 놀라움 섞인 탄성과 함께 엄청난 환호가 쏟아졌다. 이들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경기 후 AP통신과 마이애미 지역 언론의 인터뷰가 쇄도했다. 이날 홈런에 대해 블레이크는 "라이브배팅이 끝나고 라커룸으로 되돌아갔을 때 야구 선수들을 볼텐데, 창피를 당하고 싶지 않았다"며 무시무시한 파워의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겸손한 대답만 곧이 곧대로 믿으면 그의 '재능'을 간과할 수 있다. 알고 보니 블레이크는 이미 빅리그 여러 구장에서 '홈런 시연'을 선보인 적이 있는 경력자였다. 블레이크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초청을 받아 홈런 1개를 쳐낸 적이 있다. US오픈 참가를 위해 뉴욕을 방문했을 때는 셰이스타디움(뉴욕 메츠 홈구장)도 방문했지만 그곳에선 담장 밖으로 넘기지 못했다. 뉴욕에서도 홈런을 쳐보는 게 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블레이크는 세계랭킹 9위의 테니스 고수. 쿠에레이는 47위가 자신의 최고 기록이다. 이들이 테니스를 그만둔 뒤 야구장에서 새출발을 모색하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