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외국인타자 제이콥 크루즈는 개막 2연전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2년 연속 성공을 예고했다. KIA와 개막전에서 8회 결승타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으로 맹활약하며 화끈한 이적 신고식을 치른 크루즈는 이튿날에도 볼넷만 3개나 얻는 선구안을 자랑했다. 그러나 크루즈의 빈 자리를 메우게 된 한화의 외국인 타자 덕 클락(32)은 2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치며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클락은 개막 2연전에서 모두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장했다. 개막전에서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했고, 이튿날 경기에서도 3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경기에서 삼진도 하나씩 기록했다. 기대했던 도루는 시도도 하지 않았다. 크루즈의 개막 2연전 활약과 비교하면 부진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크루즈는 개막 첫 2경기에서 10타수 4안타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시작부터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하지만 아직은 어디까지나 적응 단계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이제 시작이다.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를 유보했다. 개막전에서 클락을 상대한 롯데 선발 손민한은 “시범경기에서도 보지 못했지만 1회 첫 타석부터 경계했다. 까다롭게 느껴져 볼넷을 줬다. 이후 타석에서는 느린 공으로 조심스럽게 승부했다”며 “기본적으로 좋은 선수임에는 분명하다. 시범경기에서도 홈런을 3개나 치지 않았나”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클락은 12차례 시범경기에서 37타수 10안타, 타율 2할7푼·3홈런·8타점·8볼넷·5삼진을 기록했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만 10년을 뛴 선수라 해외 리그는 한국이 처음이다. 적응 과정이 필요했고 페넌트레이스 초반인 지금도 그 과정이다. 경기 중 메모를 할 정도로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배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클락은 “한국야구는 쉽게 적응하기 어렵다.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겸손을 보였다. 한화가 크루즈를 내보낸 가장 큰 이유는 수비와 기동력의 부재였다. 특히 외야 수비를 보기 어려워 1루수로 김태균이 있고, 지명타자감이 많은 한화에서 메리트가 떨어졌다. 클락은 중견수로서 외야 수비가 확실하고 주자로 나가면 언제든 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막전에서도 6회초 이대호의 좌중간 2루타성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슬라이딩으로 재빨리 캐치한 뒤 곧바로 2구로 송구해 단타로 만드는 민첩성을 보였다. 수비는 합격점이다. 타격이 살아나 자주 출루하고 주력을 발휘한다면 지난해 크루즈만큼 팀 공헌도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