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받은 뒤 마음이 너무 조급했다. 몸은 따라주지 않는데 마음만 앞섰다".
1일 사직 SK전에 앞서 공식 은퇴식을 가진 '롯데맨' 주형광(32)이 현역 시절 조급한 마음을 버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1994년 부산고를 졸업한 뒤 롯데 유니폼을 입은 주형광은 데뷔 첫 해 11승 5패 1세이브(방어율 3.04)를 거두며 프로 무대에 두각을 드러낸 뒤 1996년 18승을 따내며 다승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01년 10월 왼쪽 팔꿈치 수술 후 하락세를 보인 주형광은 지난해 33경기에 등판해 2패 1홀드(방어율 4.15)를 기록했다. 통산 386경기에 등판해 87승 82패 9세이브 22홀드(방어율 3.83).
주형광은 "오늘 공 안 던지면 안 되고 경기에 나서지 못하거나 운동을 하지 못하면 불안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며 "수술 후 아팠을 때 더욱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재활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주형광은 "몸은 안 되는데 마음이 앞서 재활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고 너무 여유가 없었다"며 "재활하는 후배들에게 여유를 가지라고 강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선수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아쉬운 마음을 표현한 주형광은 재활 훈련을 위해 한 시즌을 투자한 '돌아온 에이스' 배영수(27, 삼성)가 부럽다고 털어놓았다. 배영수는 지난해 1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지난 시즌 단 한 차례도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주형광은 "배영수가 개막전(3월 29일 대구 KIA전)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잘 던지지 않았냐"며 수술 후 재활 훈련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 성공할 수 있었다고 힘줘 말했다.
2월부터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고 있는 주형광은 선수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주형광은 "내가 배운 것이 무조건 맞다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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