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첫 홈런' 최형우, 성공시대 개막 '예고'
OSEN 기자
발행 2008.04.02 07: 48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시즌 첫 대결이 벌어진 지난 1일 잠실구장. 2-2로 팽팽하게 맞선 삼성의 10회초 공격 때 선두 타자 제이콥 크루즈(35)가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난 뒤 6번 박석민(23)이 볼넷을 골라 1루를 밟았다. 타석에는 7번 최형우(25). 최형우는 LG의 다섯 번째 투수 정재복과 볼 카운트 0-2에서 130km 짜리 슬라이더를 그대로 받아쳤다. 빨랫줄처럼 뻗어 나간 타구는 잠실구장 오른쪽 펜스를 넘어 외야 관중석에 떨어졌다. 짜릿한 결승 투런 홈런이 터지자 덕아웃에 있던 동료들은 뛰어 나와 최형우와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팀의 3연승을 이끄는 홈런이자 그동안 쌓였던 설움을 말끔히 씻어내는 한 방이었다. 생애 첫 1군 경기 홈런. 전주고를 졸업한 뒤 2002년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뛰어난 하드웨어(179cm 86kg)와 우투좌타라는 이점을 가진 유망주였으나 타격에 비해 수비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1군에서 겨우 8타석에 서 본 뒤 2005년 퇴출 통보를 받고 경찰청 창단 멤버로 입단했다. '위기 뒤에 찬스'라는 야구계의 속설처럼 경찰청 입대는 그의 야구 인생을 180도 바꿔 놓았다. 외야수로 전향한 최형우는 수비 부담을 줄인 뒤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경찰청 중심 타자로 자리 매김했다. 지난해 2군 북부리그서 타율 3할9푼1리 128안타 22홈런 76타점 72득점으로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역을 앞두고 연봉 5000만 원을 받고 삼성에 재입단하는 행운을 누린 최형우는 해외 전훈 캠프에서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삼성의 젊은 타자들을 가르쳤던 사사키 교스케 인스트럭터는 "하체를 이용하는 능력을 키우면 올 시즌 일을 낼 선수"라고 최형우의 활약을 예고했다. 결승 투런 아치를 쏘아 올린 최형우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를 통해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금도 내가 친 홈런인지 실감 안 난다"며 "1군 무대에서도 홈런포를 많이 쏘아 올리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팀의 3연승을 이끄는 천금 같은 투런 아치를 쏘아 올린 최형우. 그가 짜릿한 한 방을 터닝 포인트 삼아 성공의 꽃을 피울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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