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좌완 에이스 장원준(23)이 비룡의 날개를 꺾고 지난 시즌의 부진을 만회할까. 지난해 장원준은 SK와 만나면 유난히 작아졌다. 12패 가운데 SK전에서만 네 차례 고배를 마셨다. 4점대의 방어율(4.65)에서 알 수 있듯 SK 타자들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에게 올 시즌 첫 번째 설욕의 기회가 주어졌다. 장원준은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SK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격한다. 마운드에서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소극적인 모습은 옛 이야기. 지난달 21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장원준은 7이닝 동안 안타 2개만 내주며 2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으로 두산 타자를 압도했다. 승부처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던지며 8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올 시즌 거인 투수들의 조련을 위해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함께 태평양을 건넌 페르난도 아로요 투수코치는 장원준에게 항상 공격적인 투구를 강조했다.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도망가지 않고 과감한 승부를 펼칠 것을 주문했다. 다소 소극적이었던 성격도 외향적으로 바뀌었다. 지난달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올림픽 최종예선 예비 엔트리에 발탁됐던 장원준은 대표팀 훈련을 통해 한층 성장했다. 장원준은 "다른 선수들의 훈련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할 정도다. 아쉽게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분명히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였음에 틀림 없었다. 장원준의 시즌 첫 승을 위해 타자들도 화끈한 화력 지원을 약속했다. 롯데 타자들은 시즌 3경기서 무려 28점을 뽑아냈다. 발빠른 정수근-김주찬이 상대 투수들과의 대결에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1루를 밟으면 박현승-이대호-카림 가르시아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주자들을 쓸어 담는다. 2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SK와 시즌 2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장원준이 완벽투를 뽐내며 시즌 첫 승과 더불어 지난해의 아쉬움을 설욕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