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올 시즌 팀에 복귀한 롯데 내야수 조성환(32)이 3년간의 공백을 무색케 할 만큼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팀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충암고-원광대를 졸업한 뒤 지난 1999년 거인 군단에 입성한 조성환은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이 돋보이는 내야수. 2003년 129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7리(486타수 149안타) 6홈런 38타점 73득점 23도루로 호타준족의 롤모델로 통했다. 그러나 2004년 프로야구 무대에 큰 파장을 일으킨 병역 파동에 연루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부산 동래구청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조성환은 한꺼번에 몰아서 팀 훈련 참가 때 쓰려고 단 한 번도 휴가를 사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전역 후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마무리 훈련에 합류한 조성환은 누구보다 많은 훈련을 소화하며 굵은 땀방울을 쏟아 냈다. 당시 조성환은 "내가 없는 동안 후배들이 위협적일 만큼 성장했다. 선배의 입장으로서는 좋은 일이나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뒤쳐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상동 마무리 훈련에 이어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렸던 스프링 캠프에서도 착실하게 훈련을 소화한 조성환은 시범 경기부터 팀의 주전 2루수로 복귀했다.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을 강조하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뛰는 야구를 펼칠 수 있는 적임자로 낙점받은 것. 주로 하위 타선에 배치된 조성환은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3경기에 출장, 타율 4할1푼7리(12타수 5안타) 3득점 1도루. 지난달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5타수 3안타 2득점으로 팀의 시즌 첫 승에 일조한 조성환은 30일 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으나 시즌 첫 도루를 기록했다. 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SK와의 홈개막전에서도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알토란 같은 성적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대부분의 야구 선수들은 입대와 동시에 선수 생명은 끝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조성환은 3년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입대 전의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조성환의 활약을 지켜본 구단 관계자도 "공백이라는 게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 조성환의 상승세는 꺾일 줄 모른다. 마치 군대는 야구 선수들의 무덤이라고 믿는 사람들을 비웃듯이.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