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톱타자’ 박한이(29)가 시련의 시기를 이겨내고 다시 일어섰다. 지난해부터 선동렬 감독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으며 시련을 겪었던 박한이가 시즌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설움을 씻어내고 있다. 박한이는 지난 1일 LG전서 3루타 한 개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또 선취점의 발판이 된 3회 볼넷을 비롯해 볼넷도 2개를 곁들이며 출루율도 높였다. 더욱이 ‘붙박이 톱타자’로 출장,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했다. 8개 구단 톱타자 중 가장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선수라는 듣기 거북한 말까지 들어가며 톱타자 자리가 위기에 놓였으나 막상 시즌 뚜껑을 열자 톱타자는 박한이 차지였다. 자리를 위협했던 발 빠른 신인 타자 허승민은 하위타선에 배치됐다. 방망이 실력에서 허승민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박한이는 개막 3경기에서 12타수 6안타로 5할 타율을 마크하고 있다. 여기에 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팀 공격의 선봉장 노릇을 톡톡히 해내며 팀의 개막 3연승에 기여했다. 9타수 무안타인 허승민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박한이의 자존심 회복은 아직까지 절반의 성공에 머물고 있다. 수비력에서는 허승민에게 밀려 주전 중견수 자리를 내준 채 우익수로 출장하고 있는 것이다. 3경기 연속 톱타자 겸 선발 우익수로 출장한 박한이는 1일 경기 막판 허승민이 대타 최형우와 교체된 8회 이후 중견수로 위치를 옮겼다. 톱타자하면 공수주 3박자를 갖춘 선수를 떠올리지만 박한이는 수비와 주루 플레이에서는 아직 선 감독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시범경기 때부터 불붙인 뜨거운 방망이를 앞세워 ‘붙박이 톱타자’의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지난 스프링 캠프 내내 박한이는 선동렬 감독으로부터 수모에 가까운 질책을 계속 받았다. 선 감독은 박한이가 공수에서 되는 것이 없다며 전훈 중 도중하차시키겠다는 위협까지 가했다. 선 감독의 믿음에 박한이가 부응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애정어린 질책이었다. 박한이가 가지고 있는 재질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안타까워하며 꾸중으로 일관했다. 감독의 호된 질책에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훈련한 박한이는 시즌 들어서는 ‘구관이 명관’임을 보여주며 팀승리를 이끌고 있다. 선동렬 삼성 감독도 공격력은 박한이 만큼 톱타자 자리를 지켜줄 선수가 없음을 잘 알고 있기에 박한이를 다시 신뢰하고 있다. 지난해 프로 데뷔 이후 첫 부진으로 연봉 삭감을 당하기도 했던 박한이가 와신상담 끝에 다시 ‘성공 톱타자’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