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데뷔 11년 된 개그맨 박준형(33). 그가 KBS ‘개그콘서트’에서 MBC ‘개그야’로 개그무대를 옮긴다. 이를 기념해 1일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준형은 ‘정성과 열의’라는 단어를 여러 번 강조했다. 여느 때와는 달리 긴장한 낯빛이 역력했던 박준형은 기자회견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정종철의 농담에도 쉽게 웃을 수 없을 만큼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였다. ‘개그야’로 무대를 옮겨 새로운 개그를 선보이는 것에 대한 각오 또한 대단했다. 그는 “정성과 열의를 가지고 코너를 만들면 좋아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무조건 많이 웃겨야한다는 생각뿐이다”, “막상 ‘지금부터 웃기는거야’라고 생각하고 웃기려면 어렵다. 겸손하게 정성과 열의를 가지고 임하겠다”는 등의 소감을 밝혔다. 또 여러 개의 코너를 구상해 놓고 대중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곧바로 다음 코너로 교체할 생각이 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데뷔 11년차 된 개그맨 박준형을 이토록 긴장하게 만든 이유가 무엇일까?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바로 도태될 수밖에 없는 냉정한 현실 속에서 그 누구도 자만에 빠질 수 없다는 사실을 몸소 체득해온 결과일 것이다. 또 익숙한 자신의 친정이 아닌 새로운 개그무대로 옮기는 것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해야한다는 부담감 역시 그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 같은 정성과 열의가 반영된 것일까. 기자간담회 후 있었던 ‘개그야’ 리허설 때 처음으로 취재진들에게 공개된 박준형의 새 코너 ‘파라요’는 또 한 번 대박조짐을 보이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파라요’는 이집트의 파라오가 피라미드라는 것에 착안해 불법 다단계 업체를 소재로 희화화한 코너이다. 이날 독특한 복장으로 무대에 오른 박준형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코너에 집중하게 만들었으며 중간중간 함께 하는 후배 개그맨들의 동선을 체크해주기?하는 등 데뷔 11년차 된 노련한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미 그의 단짝 정종철이 지난 3월 초 ‘나카펠라’라는 코너로 ‘개그야’에 합류한 가운데 4일부터 박준형과 SBS ‘웃찾사’의 리마리오 이상훈이 투입되면서 리얼버라이어티에 밀려 외면 받고 있는 공개코미디가 다시 살아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hellow082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