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케이블 TV, 벗기고 속이고
OSEN 기자
발행 2008.04.02 09: 37

케이블 TV의 선정성이 도를 넘어선지 오래다. 시청률 확보에만 온 힘을 기울인 탓에 가리는 것 없이 막가고 있다. 온 가족이 둘러앉은 저녁 시간에 케이블 채널을 이러저리 돌리다가는 낯 뜨거운 장면을 구경하기 십상이다. 서슴없이 벗기는 과다 노출에 막말은 보통이고 심한 욕설까지 여과없이 방송된다. 또 각종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은 설정을 빙자해 허위 사실을 실제인냥 보도하다 시청자 원성을 사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럼에도 정부와 방송 관련 기관 등의 제재 조치는 겉치레로 지나가는 실정이라 케이블 방송들의 선정성 경재은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1.7%가 ‘케이블TV의 성적인 표현이 지나쳐 우려된다’고 응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론의 도마에 오른 케이블 방송의 문제 사례들도 다양하다. 첫째는 지상파 TV와 비교해 가장 심각한 부분은 포르노를 방불케 하는 에로물들의 범람이다. 심야 시간대 성인용 드라마와 영화를 집중 편성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큐멘타리와 고발, 예능 프로에서조차 은근슬쩍 성적 호기심을 부추키는 내용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연예 전문 채널 EtN은 얼마전 ‘백만장자의 쇼핑백’이란 패션과 트렌드 소개 프로에서 출연자들이 알몸 초밥을 시식하는 장면을 내보냈다가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주요 부위만 살짝 가린 여체 위에 생선초밥을 올려놓은 일명 ‘네이키드 스시’를 일종의 트렌드로 소개한다는 발상 자체가 엽기적이었다는 방송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둘째로 기본적인 맞춤법조차 틀리는 어설픈 진행에 막말 등이 난무하는 방송 언어 등이 시청자들을 당혹케 만들고 있다. 심지어 게스트의 발언 도중에 원색적인 욕설이 튀어나와도 이를 거르지않고 내보내기 십상이다. 폭력과 선정성 시비의 표본인 미국 케이블 방송들조차 욕설은 ‘삐’ 소리를 대체하는 것과 비교될 정도다. 셋째는 방송 내용을 진짜인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서 시청자를 속이는 행위다. 일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이 같은 허위 방송을 내보내다 시청자들에게 적발돼 공개 사과를 하는 모습이 곧잘 보이고 있다. 넷째는 지나친 중간 광고의 삽입이다. 요즘 케이블 TV에서 영화 한 편을 보려면 앞 뒤로 수십개씩의 CF가 붙는 것도 모잘라서 중간 광고까지 더해진다. 보통 2시간 짜리 영화에 100여개의 CF를 봐야하는 불편함 때문에 채널을 돌려버린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지상파 TV의 기득권에 맞서 생존 전략을 세워야 하는 케이블 방송의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점도 있겠지만 최소한의 방송 윤리는 지켜야 한다는 게 시청자들의 한결 같은 바람이다. mcgwire@osen.co.kr EtN 방송 내용(예당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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