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서 우승할 때 타이론 우즈, 김동주, 심재학으로 이어진 '우-동-학 트리오'가 있었다. 2000시즌까지 우-동-수 트리오를 구축했던 심정수의 현대 이적으로 전력 약화가 예상되었으나 심재학이 심정수에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면서 한국시리즈 패권을 거머쥐었던 두산이다. 7년이 지난 2008시즌, 두산은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정상을 노린다. 이번에는 타선이 아닌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정상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두산은 지난 1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맷 랜들(31)의 5⅓이닝 4피안타 무실점 호투와 임태훈(20)-정재훈(28)으로 이어진 계투진의 활약에 힘입어 3-0의 승리를 거뒀다. 특히 임태훈의 활약은 놀라웠다. 지난 시즌 64경기에 등판해 7승 3패 1세이브 20홀드 방어율 2.31로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쥔 임태훈은 2⅔이닝 동안 탈삼진 3개를 솎아내는 퍼펙트 피칭으로 KIA의 추격 의지를 허공으로 날려보냈다. 최고 144km의 직구는 묵직한 볼끝으로 인해 체감효과는 더 빠르게 다가왔다. 두산의 허리를 책임지는 투수는 임태훈만이 아니다. 병역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재영(29)과 이재우(28)가 있고 허리 부상을 딛고 돌아온 좌완 이혜천(29)도 있다. 신인 좌완 진야곱(19)과 잠수함 고창성(23)도 계투진에서 활약할 수 있는 유망한 신예들이다. 김경문 감독은 "이재영이나 이재우, 이혜천 등은 아직 실전 감각을 완전히 되찾지 못했다. 점수 차가 조금 클 때 투입하며 경기감각을 쌓게 해줄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세 명 모두 계투진에서 큰 역할을 했던 선수들인만큼 이들이 실전 감각을 되찾는다면 두산은 엄청난 힘을 지닌 계투진을 갖추게 된다. 올 시즌은 무승부 제도 폐지로 인해 선발투수의 이닝 소화능력과 계투진의 양적·질적 풍요가 더없이 중요해졌다. 특히 선발투수가 모든 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무리없이 막아준다는 보장은 없기에 그들의 부진을 최소화하면서 마무리 투수에게 경기를 확실하게 넘겨줄 수 있는 중간계투진의 역할이 필요한 해다. 타선의 파괴력으로 2001시즌 패권을 거머쥔 두산. 이제는 탄탄한 계투진으로 대권을 노린다. chu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