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보는 '괴력'의 롯데 '돌풍'
OSEN 기자
발행 2008.04.03 08: 33

[OSEN=이상학 객원기자] 롯데 돌풍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개막 4연승은 롯데의 마지막 전성기로 기억되는 1999년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하며 팀 분위기를 일신하는 데 성공한 롯데는 경기력도 확 달라졌다. 괴력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롯데를 기록으로 살펴본다. 공격의 시작, 뛰는 야구 4경기에서 무려 34득점을 올렸다. 이 부문 공동 2위 삼성 한화(18득점)보다 2배 가까운 많은 득점이다. 타율(0.364) 출루율(0.427) 장타율(0.586) 모두 전체 1위에 올라있다. 홈런도 7개로 역시 전체 1위다. 심지어 도루마저 5개로 SK·KIA와 공동 1위를 공유하고 있다. 도루성공률은 83.3%로 KIA와 함께 공동 1위다. 정수근·김주찬·조성환·박기혁 등 ‘그린라이트’를 부여받은 선수들이 루상에서 틈만 나면 달리고 있다. 뛰는 야구는 언제나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 발 빠른 주자가 루상에 있으면 볼 배합이 수세적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롯데 공격의 시작에는 언제나 발 빠른 선수들이 선봉에 자리하고 있었다. 롯데는 개막 후 4경기 연속 1회에 득점을 올리며 기세를 올렸다. 모든 선수들이 한 베이스씩 더 노리는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으로 무장했다. 밥상 차리고 먹고 설거지까지 정수근·김주찬·이승화 등이 번갈아 맡은 테이블세터는 박한이를 중심으로 각성한 삼성과 쌍벽을 이루고 있다. 1·2번 테이블세터 타율(0.412)·출루율(0.462)이 삼성(0.455·0.486)에 이어 2위에 랭크돼 있다. 그러나 삼성 테이블세터는 도루가 하나도 없다. 기동력에서는 롯데 테이블세터가 더 낫다. 테이블세터가 차린 밥상은 곧 중심타선에 바쳐졌다. 중심타선 화력이 8개 구단 최강이다. 3~5번 클린업 트리오 타순에서 타율 3할4푼·3홈런·19타점을 합작했다. 장타율은 무려 0.617. KIA의 클린업 트리오 타율은 9푼5리이며 홈런은 없고, 타점은 4개밖에 되지 않는다. 두산 클린업 트리오도 타율 1할·0홈런·2타점에 불과하다. 롯데가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 게다가 6~9번 하위타순이 타율 3할6푼2리·4홈런·11타점으로 식사 후 설거지까지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다. 무서운 응집력과 폭발력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응집력과 폭발력이다. 한화와의 개막전에서 6회에만 4득점하며 스타트를 끊더니 이튿날에도 3회에만 4득점을 기록했다. SK와의 홈 개막전에서는 1회에만 대거 8득점을 폭격시키며 승부를 조기 종결시켰다. 지난 2일 경기에서도 4회 4득점으로 승기를 확실하게 잡았다. 팀 전체가 찬스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 즉 클러치 능력이 생겼다. 개막 4연승 과정에서 롯데의 득점권 타율은 무려 4할1푼에 달한다. 롯데를 제외한 나머지 7개 팀들의 평균 득점권 타율은 2할2푼2리밖에 되지 않는다. 롯데의 어마어마한 집중력을 확인할 수 있는 수치. 찬스를 놓치지 않다 보니 잔루도 깨끗하게 소거하거나, 최소화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잔루가 6.0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다. 지난해 롯데는 잔루가 경기당 평균 7.8개로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팀이었다. 위기에 강한 마운드 개막 4경기에서 롯데의 팀 방어율은 3.50으로 리그 전체 4위에 랭크돼 있다.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외국인 투수 마티 매클레리가 직구 위주의 단순한 피칭으로 일관하다 난타당하며 올라간 수치다. 하지만 매클레리를 감안해도 롯데 마운드는 한층 더 강화됐다. 일단 볼넷이 총 9개로 가장 적다. 특히 지난 2일 SK전 선발 장원준은 7회까지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로이스터 감독은 최대한 선발투수들을 마운드에 오래두었다. 투수교체가 경기당 평균 2.0회로 가장 적다. 마구잡이식으로 교체하기보다는 거시적인 차원에서 마운드를 운용하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결과는 매우 좋다. 특히 위기에서 마운드가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득점권 피안타율이 2할5리로 삼성(0.115) 다음으로 좋다. 불펜 투수들로 한정지어도 득점권 피안타율이 1할8푼2리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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