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열정이 문제였다. K리그 최고의 빅매치 중 하나인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시즌 첫 대결 종료 직전 거친 태클로 빚어진 양 팀 선수간 충돌이 서포터들끼리 폭행 사건을 불렀다. 지난 2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2008 삼성 하우젠컵' 2라운드는 라이벌전답게 뜨거운 열기로 가득찼다. 쌀쌀한 날씨와 평일 오후 8시 경기였음에도 구장을 찾은 2만 3528명의 관중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승리를 위해 열렬한 성원을 보냈다. 팬들의 열기는 곧 선수들에게 이어졌다. 전반 양 팀 합쳐 슈팅 15개를 기록할 정도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접전을 펼쳤고, 후반 들어서는 서동현의 선제골과 조용태의 쇄기골로 연결됐다. 이 상태에서 끝났다면 그야말로 멋진 한 판의 승부였다. 시작의 발단은 추가 시간 5분 중 왼쪽 사이드에서 공을 잡은 수원 송종국에서 가한 서울 이상협의 거친 태클이었다. 송종국이 피하는 과정에서 이상협 위에 떨어졌고, 송종국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밀치자 이상협은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서울의 김한윤이 갑자기 달려들어 송종국을 밀치면서 두 팀 간 일촉즉발의 상황이 초래됐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까지 당사자들을 뜯어 말리느라 엉킨 몸싸움이었다. 지나친 라이벌 의식이 문제를 일으켰다. 선제골을 넣은 서동현은 "특별한 라이벌 의식은 없다"고 했지만 심판 판정으로도 정리될 수 있던 상황이 모든 선수들이 엉키는 격한 장면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지나친 열정은 서포터들에게까지 번져 경기가 끝난 후 장외에서 폭행 사건으로 이어졌다. 안전 요원이 투입되고 경찰이 출동해 조기 진화되기는 했지만 지나친 열정의 위험함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 오는 13일 수원과 서울은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또 한 번의 맞대결을 펼친다. K리그 최고의 라이벌전이 이런 모습으로 귀결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할지 고민할 시기가 아닐까. stylelomo@osen.co.kr 지난 2일 서울 경기 후반 종료 직전 서울 이상협(가운데)과 수원 송종국(오른쪽)이 시비가 붙자 선수들이 말리고 있다. 둘 다 퇴장당했다. /상암=황세준 기자 storkjoo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