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을 부른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이었다. KIA의 막내 내야수 김선빈(19)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고참 타자 이종범(38)의 모습이었다. 이종범의 근성있는 플레이 하나가 잠자던 호랑이들의 타격 본능을 일깨웠다. 단박에 역전을 이끌었다. 3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두산의 경기. 0-3으로 뒤진 가운데 KIA의 4회말 공격. 두산 선발 이승학에게 1안타로 눌리던 KIA 타자들은 무기력했다. 1사 후 이종범이 타석에 들어섰다. 4구째 볼을 정통으로 받아쳤다. 강하게 맞은 타구는 투수를 맞고 굴절되더니 2루수 쪽으로 데굴데굴 굴렀다. 이를 악물고 뛰던 이종범은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심판의 두 팔이 펴졌다. 조용하던 광주구장이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후 KIA 타선은 거짓말처럼 달라졌다. 이현곤의 우전안타로 1,3루 찬스를 잡았고 이종범의 이승학의 폭투때 홈을 밟아 추격점을 뽑았다. 곧바로 장성호가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로 한 점차로 따라붙었다. 이어 최희섭이 우월 역전 투런포를 작렬했다. 순식간에 4-3. 전날은 막내가 분위기를 바꾸었다. 고졸루키 김선빈이 2안타 1타점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3연패를 끊었디. 이날은 맏형 이종범이 보기드믄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후배들에게 강한 자극을 주었다. 팀은 기분좋은 2연승을 거두었다. 조범현 KIA 감독도 "4회 이종범의 슬라이딩이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 고참이면서 몸을 아끼지 않는 이종범의 투혼이 고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sunny@osen.co.kr KIA 타이거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