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유서 깊은 펜웨이파크에 매 주의보가 떨어졌다. 하늘에서 날아온 매가 사람을 습격해 공포감을 조성했다. AP통신은 4일(한국시간) 경기장에 서식하던 매 한 마리가 날아와 경기장을 구경하던 여중생을 덮쳤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네티컷 주 브리스톨의 한 중학교 학생들은 보스턴 홈경기가 없던 이날 펜웨이파크 관람 투어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꼬리가 붉은 매 한 마리가 갑자기 하늘에서 날아와 날카로운 발톱으로 한 여학생의 머리를 할퀴었다. 무방비 상태에서 습격을 당한 이 학생은 머리에서 피를 흘렸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갑작스레 출몰한 매의 난폭한 행동은 확실치 않지만 자신의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본능으로 여겨진다. 펜웨이파크 기자실 창문 인근에는 물건을 놓아둘 수 있는 돌출 부위가 있는데, 조사 결과 이곳에 새의 둥우리가 발견됐다. 그곳에는 매가 낳은 것으로 추정되는 알이 한 개 놓여 있었다. 경기장 관리소 측은 부랴부랴 야생동물 전문가를 불러 둥지와 알을 치웠지만 TV에서만 보던 매의 공습을 목격한 학생들의 공포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야구장과 새 둥지는 연관이 깊다. 개폐식 구장인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는 지붕이 열렸을 때 침입한 각종 조류들이 구장 곳곳에 둥지를 만들고 서식해 한동안 구장 관리인들이 골머리를 앓았다. 사정은 다르지만 지난해 뉴욕 양키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플레이오프에서는 경기장에 벌레떼가 침입해 뉴욕 양키스 투수 자바 체임벌린의 투구를 방해하기도 했다. 수 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구장은 경기가 열리지 않을 때는 사람을 보기 어려운 곳이다. 각종 조류들이 사람들의 눈을 피해 서식하기에 안성마춤이다. 앞으로 펜웨이파크 방문 계획이 있는 사람은 머리 위를 조심해야 할 것 같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