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돌풍을 일으킨 롯데의 개막 연승은 4에서 마감됐지만 삼성의 개막 연승은 5로 늘어났다. ‘영원한 우승후보’ 삼성이 초반부터 무섭게 내달리고 있다. ‘저러다 말겠지’라는 롯데를 바라보는 의심의 눈빛과 달리 삼성은 ‘이대로 계속 강세를 보이겠다’는 인상이 지배적이다. 개막 5연승 과정에서 삼성이 드러낸 무서움을 짚어본다. 타자들의 꾸준함 삼성은 개막 5경기 총 잔루가 46개로 가장 많다. 잔루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팀의 대명사이지만 동시에 그만큼 자주 출루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삼성의 경우에는 후자로 보는 것이 옳다. 5경기에서 평균 5.0득점으로 이 부문 전체 2위에 랭크돼 있다. 팀 출루율은 4할2리로 역시 롯데에 이어 전체 2위다. 볼넷이 그 힘이다. 삼성은 볼넷이 30개로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주중 3연전에서 LG를 만나 21개의 볼넷을 얻었다. 선동렬 감독이 부임한 후 삼성은 3년 연속 볼넷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베테랑 타자들이 많아 볼을 골라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롯데는 개막 4연승 기간 동안 펄펄 날았지만 ‘에이스’ 케니 레이번이 출동한 지난 3일 경기에서는 한 점도 올리지 못했다. 8안타를 쳤지만 산발이었다. 기본적으로 타격은 믿을 것이 못 된다. 선동렬 감독의 야구관도 마찬가지다. 타격에는 일정한 사이클이라는 것이 맞물리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해 최악의 부진에 시달린 박한이였지만 그래도 평균에서 처지는 수준은 아니었다. 선구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양준혁-심정수-제이콥 크루즈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힘이 8개 구단 최고인 만큼 결정적 찬스를 놓치지 않는 킬러 본능도 갖췄다. 박한이의 부활 지난해 삼성이 양준혁과 심정수라는 최고의 3~4번 타자를 보유하고도 타선이 침체한 것은 톱타자의 부진이 컸다. 박한이 때문이었다. 지난해 삼성 테이블세터의 출루율은 3할1푼3리로 최하위였다. 3번 양준혁이 롯데 이대호에 이어 타격 전 부문에서 2위권 성적을 내고도 72타점으로 이 부문 공동 10위에 그친 것도 테이블세터 부진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실질적으로 양준혁이 테이블세터 역할을 하고, 심정수가 타점을 휩쓸어가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올해 양준혁은 5경기에서 타율 2할5푼에도 불구하고 5타점을 기록, 이 부문 공동 4위에 랭크돼 있다. 박한이가 부활한 것이다. 겨우내 가루가 되도록 선동렬 감독과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은 박한이는 개막 5경기에서 20타수 9안타, 타율 4할5푼·1홈런·3타점·5득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출루율이 5할2푼2리로 전체 5위이며 톱타자 중에서는 1위다. 특유의 선구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타격이 확 살아났다. 박한이가 분발하자 2번 신명철도 덩달아 신명을 내고 있다.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 중이다. 삼성 1~2번 테이블세터는 타율 3할8푼1리, 출루율 4할2푼5리로 두 부문에서 모두 롯데(0.429·0.468) 다음이다. 양준혁은 올해 타점 걱정을 안 해도 될 것이다. 오히려 양준혁-심정수에 이어 나오는 크루즈가 지난해 김태균(한화)처럼 ‘타점 거지’ 타령을 할지도 모를 일이다. 위력적인 마운드 ‘선동렬호’ 삼성 야구는 누가 뭐래도 마운드가 중심이다. 이제 겨우 5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삼성의 팀 방어율은 1점대(1.96)이다. 당연히 전체 1위다. 선발진 방어율 1위(2.13)이고, 불펜 방어율은 3위(1.74)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불펜은 실질적인 1위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1위 SK 불펜은 이미 승부가 기울어진 상황에서 호투한 결과이며 2위 우리 히어로즈 불펜은 삼성 불펜보다 8⅔이닝이나 덜 던졌다. 삼성 불펜은 타이트한 상황에서 힘을 발휘했다. 삼성은 개막 5연승 가운데 3승이 3점차 이내 승리였고, 그 중 2번은 또 1점차 승리였다. 이 가운데에는 연장전 승리도 하나 포함돼 있다. ‘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가 부상 전 모습으로 컴백한 가운데 웨스 오버뮬러·전병호·윤성환 등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조진호·이상목 등 제5선발 후보들도 넘친다. 물론 선동렬 감독은 6회 이후 선발투수를 믿지 않는다. 3실점 이하 선발투수를 6회 이전 교체하는 퀵-후크가 벌써 4회나 된다. 하지나 그만큼 불펜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탄탄하다. 권혁·안지만·권오준·정현욱·차우찬이 불펜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오승환은 말 그대로 오승환이다. 권혁·안지만·오승환은 14⅔이닝 방어율 0.73을 합작하고 있다. 선발과 불펜 가릴 것 없이 위기에서 강하다는 것도 듬직하다. 삼성 투수들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1할5푼2리로 전체 1위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