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들에게 힘 떨어진 노장선수는 어떤 존재일까. 적어도 10년 이상 팀의 역사와 함께 했던 선수이다. 대우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팀의 앞날을 보면 새로운 피가 필요하다. 적절한 세대교체, 즉 물갈이의 대상이 돼야 하는 존재일 수도 있다. 올 시즌 들어 두산 내야수 안경현(38)과 KIA 외야수 이종범(38)을 놓고 감독들의 생각과 처방이 다르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팀의 미래를 위해 세대교체를 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조범현 감독은 그래도 풍부한 경험을 가진 만큼 여러 가지 쓸 만한 효과가 있다고 본다. 김경문 감독은 이미 쓰쿠미 전지훈련 때 "올해 안경현을 쓰지 않겠다"며 확고한 방침을 밝혔다. 안경현 대신 정원석과 오재원을 키워야 된다는 게 그의 방침이었다. 또 최준석도 있기 때문에 미래를 위해서는 교통정리가 필요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모범적인 생활을 해왔던 안경현을 캠프에 데려가지 않았고 1군에서 기용하지 않았다.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김 감독은 "감독은 자신의 소신대로 팀을 꾸려가야 한다. 모든 것은 성적으로 평가받으면 된다"며 소신론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구단이나 주변에서 김 감독의 방침을 반대하지 못하는 이유는 김 감독이 부임 이후 소신대로 세대교체를 통해 팀을 리빌딩했고 실제로 실적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선수기용 문제는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조범현 감독의 생각은 좀 다른 편이다. "이종범은 고참으로서 할 일이 분명히 있다. 팀 분위기를 백업하거나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효과는 있다. 설령 기량이 떨어져 벤치에 앉아있더라도 긍정적인 효과에 주목하는 것이다. 조감독은 지난해 부임과 함께 은퇴 위기에 몰려있던 이종범을 재신임했다. 이종범이 KIA야구의 상징이라는 특수한 조건도 있지만 최고참 선수로 무너진 팀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본 것이다. 물론 조 감독의 재신임 기간이 언제까지 일지는 모른다. 이종범이 재기에 성공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부진하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특히 그것이 팀 성적과 맞물릴 경우 모종의 선택을 해야 되는 상황이 주어진다. 그때는 이종범이 선택해야 되겠지만 감독으로선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처럼 노장선수에 대한 감독들은 생각은 다양하다. 실제로 김응룡 삼성 사장도 감독 시절 가차 없는 세대교체를 통해 팀에 긴장과 새로운 피를 불어넣었다. 그러나 '국민 감독' 김인식 한화 감독은 노장이 스스로 선택할 때까지 시간을 갖고 기다리는 편이다. 둘 모두 장점이 있었고 성적으로 연결됐다. sunny@osen.co.kr 안경현-이종범.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