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26경기 중 4~5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그러나 3연승을 거둔 우리 히어로즈의 상승세는 롯데의 돌풍 만큼이나 주목받고 있다. 히어로즈는 지난 3일 목동 한화전에서 5-2로 완승을 거뒀다. 마운드가 2실점으로 막는 사이 타선은 착실히 점수를 쌓았다. 이로써 히어로즈는 한화와의 홈 3연전을 싹쓸이, 3승 1패의 시즌 전적을 기록했다. 삼성, 롯데에 이은 3위. 시즌 전 전문가들은 물론 각 팀 감독들도 히어로즈를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시범경기 기간 동안 김성근 SK 감독이 "훈련량이 부족한 히어로즈가 얼마나 빨리 제 페이스를 찾느냐에 따라 시즌 초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김인식 한화 감독이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4강을 예상하며 '히어로즈'를 살짝 언급했을 뿐이다. 분명 히어로즈가 우승만 4번이나 차지한 현대 전력을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창단 과정에서 다른 7개 구단보다 한 달이나 늦게 시작된 전지훈련과 연봉협상, 이 과정에서 곳곳에서 터져 나온 여러 가지 잡음들이 서로 맞물려 히어로즈의 전력은 애써 저평가됐다. 개막전에서 11안타를 터뜨리고도 5안타에 그친 두산에 지자 주위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그럴 줄 알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야구가 그렇듯 변수가 있었다. 사기가 저하된 것처럼 보였던 히어로즈 선수들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연봉 후려치기'를 직접 본 선수들은 "올해 못하면 내년은 끝장"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계속 상기시켰다. 성적을 내지 못하면 올해보다 더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7개 구단들 선수들이 "올해 히어로즈보다 못한 팀은 도대체 연봉이 얼마나 깎여야 하는 건가"라며 "절대 질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데 대한 오기도 발동했다. 여기에 외국인 용병 타자 브룸바는 4경기를 치른 현재 5할8푼3리(7안타 6타점 1홈런)의 타율로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그러자 송지만, 이택근, 정성훈 등 주력 타자들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김수경, 전준호가 빠졌지만 마일영, 신철인, 조순권, 장태종, 김성현 등이 새롭게 가세했다. 이에 이광환 감독은 한마디로 "야구는 토털게임"이라고 설명했다. 야구가 투수와 타자들이 가진 전력 수치를 토대로 맞붙는 게임은 맞다. 하지만 날씨, 선수의 그날 컨디션, 각 선수들의 개인사 등 생각지 못한 변수가 모두 반영돼 결과가 도출된다는 뜻이다. 김인식 감독도 "언론을 비롯해 다른 구단에서나 히어로즈가 약하다고 떠들었지 우승을 4번이나 한 팀"이라며 "타력이 살아나고 있고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지만 투수들도 모두 잘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letmeout@osen.co.kr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