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이광환, "그래도 우리는 기다린다"
OSEN 기자
발행 2008.04.04 13: 00

'믿음' 그리고 '자율'로 각각 대표되는 김인식(61) 한화 감독과 이광환(60) 우리 히어로즈 감독은 나란히 '참을 인(忍)'자를 가슴에 품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2일 목동 히어로즈와 경기에 앞서 이광환 감독과 기자들이 있는 감독실을 찾았다. 김 감독과 이 감독은 지난 1995년 OB와 LG 사령탑으로 라이벌을 이루기도 했지만 한화를 지휘한 감독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지니고 있다. 물론 사석에서는 친근한 "형님, 동생"이다. 두 감독은 1일 경기에서 9회 역전패로 무너진 내용을 두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선발 유원상(22)으로 화제가 옮겨갔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1군에 합류, 올 시즌 기대를 모았지만 6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8피안타 3삼진, 4사구 4개로 4실점했다. 김 감독은 유원상의 투구에 대해 다음날 "제구가 높게 형성됐고 변화구도 밋밋해 치기가 딱 좋았다"고 평했다. 하지만 이날은 "야구는 지더라도 젊은 애들이 성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팀뿐 아니라 국내 야구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이런 애들이 올라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 역시 마찬가지. 마무리로 낙점한 고졸 신인 김성현(19)을 예로 들며 "처음에는 초보 운전자나 마이크를 처음 쥔 사람처럼 정신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렇게 계속 경기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여유있게 말했다. 김성현은 지난달 30일 두산 잠실전에 첫 출격, 1피안타 1폭투 2삼진을 기록해 불안했고 2일 목동 한화전에서도 1이닝 1피안타 1실점했다. 하마터면 동점을 허용해 승리를 날릴 뻔했다. 그러나 3일 목동 한화전에서 1이닝 무피안타 1삼진 1폭투 1볼넷으로 무실점하며 데뷔 첫 세이브를 거뒀다. 또 이 감독은 "처음에는 누구나 잘못한다. 지금 주전들도 신인시절 없이 컸겠는가. 그런 선수들을 끝까지 지켜봐주고 격려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사실 그러면 감독들의 마음은 썩어 들어간다. 하지만 조금 먼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꾹꾹 참아낸다"고 털어놓았다. 연패 중인 김 감독 역시 "사실 잠을 못 잘 정도"라며 웃었다. 새롭게 등장하는 선수들이 싹을 틔우고 성장해 자리잡으려면 결국 지도자들의 인내가 바탕이 돼야 하는 셈이다. letmeout@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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