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준의 e스포츠 엿보기] e스포츠, 연봉조정위원회 도입이 필요하다
OSEN 기자
발행 2008.04.04 18: 24

지난 3월 2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체육관에서는 삼성전자 칸 프로게임단의 체육행사가 열린 후, 80명의 팬이 지켜보는 가운데 2007시즌 주장이었던 '스트레이트' 변은종(24)의 은퇴식이 열렸다. 2003년 계몽사 MBC게임 팀리그 신인왕을 시작으로 화끈한 공격력으로 '스트레이트'라는 별칭을 얻으며 e스포츠 팬들의 사랑을 아낌없이 받았던 변은종은 은퇴에 대한 아쉬움을 진하게 풍겼다. 그러나 그 아쉬움은 이어진 후배 선수의 생일 축하파티로 인해 섭섭함으로 바뀌었다. 5년간의 프로게이머 생활, 연습생 시절을 포함하면 7년간을 헌신했던 생활을 정리하는 만감이 교차한 자리에서 조차 주인공이 되지 못한 심정은 착잡해보이기까지 했다. 변은종의 은퇴장면서처럼 우리네 e스포츠 선수들의 은퇴는 아직까지는 참 초라하기 짝이 없다.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물러서는 자리에서조차 제대로 대접받지 못할 때가 많다. 소위 팀의 간판이라 불렸던 선수들 도 그런 은퇴 자리 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2008년 한국e스포츠는 때 아닌 '은퇴의 피바람'이 불고 있다. 고참 선수인 김동수 조용호 변길섭 변은종 이창훈 박성준 최연성 박용욱 심소명 나도현 변은종 조용성 김상우 등을 비롯해서 다른 많은 선수들이 소리 소문 없이 은퇴를 선택했다. 선수들의 나이를 살펴보면 1983년생과 1984년생 선수들이 유독 눈에 띈다. 우리나이로 스물다섯 스물여섯인, 아직 한창 때의 선수들이다. 군대 문제와 차후 장래 문제 등으로 은퇴를 선택하는 선수도 있지만, 팀과의 이견차이로 은퇴를 선택하는 선수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자의건 타의건 선수들의 은퇴는 민감하기 짝이없는 사안이다. 대개 선수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려고 하는 반면 팀은 세대교체와 성적을 거론하며 물러서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은퇴로 몰고 가는 상황을 만들어간다. 심한 경우 정면충돌로 연결 돼 좋게 넘어갈 문제가 시끄러워지기도 한다. 은퇴로 몰고 가는 대부분의 이유는 바로 돈인 '연봉'이다. 즉 연봉을 산정하는 기준인 성적표가 연봉 책정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한국e스포츠협회는 '연봉조정위원회'에 대한 의제를 꺼냈다가 각 팀들의 시기상조라는 이유를 받아들여 안건을 철회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e스포츠 시장을 살펴 볼 때 연봉조정위원회의 도입은 무리라는 것이 각 이사사들의 의견 이었다는고 한다. 물론 프로리그가 시작 된지 이제 6년차에 불과해 시기상조일수 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연봉조정위원회'의 도입은 이제까지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던 선수와 극단적 결과를 원치 않았던 프로게임단 모두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일 수 있다. 무슨 결정이든 항상 선택이라는 것을 요구한다. '걸음마 단계를 하고 있어서 무리'라는 생각보다는 팀의 권위와 선수의 권익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연봉조정위원회'의 도입이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한다. OSEN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