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신인 모창민, "제가 보여드린다 그랬잖아요"
OSEN 기자
발행 2008.04.04 22: 39

"오늘 뭔가 보여드릴테니 기다려보세요". 경기 전부터 밝았다. 무엇 때문인지 모르지만 신인 모창민(23)의 표정은 자신감으로 넘쳐 흘렀다. 4일 문학 두산전을 앞둔 모창민은 덕아웃에서 선발 라인업이 떠 있는 전광판을 바라보며 알듯 모를 듯한 미소만 연신 흘리고 있었다. 전날까지 3경기에서 8번 타석에 들어섰지만 삼진만 4개를 당한 채 무안타로 부진했다. 시즌 전부터 유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으로 손꼽혔기에 스스로도 낙담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자 그 모호했던 미소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모창민은 2회 2사 후 맞은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레스로부터 깨끗한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자신의 프로 데뷔 첫 안타. 9타석만이다. 마수걸이를 떼내자 모창민은 그치지 않았다. 1-0으로 앞선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2사 1, 2루 찬스에서 좌중간을 완전히 꿰뚫어 펜스까지 굴러가는 대형 2루타를 터뜨렸다. 이날 승부에 쐐기를 박는 안타였다. 이후 박정권과 교체돼 벤치에 앉았지만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경기 후 팀의 수훈상까지 받았다. 모창민은 경기 후 "보셨죠"라며 함박 웃음을 숨기지 않았다. 사실 모창민은 이날 오후 1시부터 2시간 동안 김성근 SK 감독과 특타에 나섰다. 여기서 공을 받쳐놓고 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공을 끌어다 놓고 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깨달은 것이다. 모창민은 "그 동안 긴장을 많이 했다. 시범경기 때 괜찮아 주위의 기대가 컸던 것도 부담이 됐다"면서도 "20(홈런)-20(도루) 클럽으로 신인왕에 도전하겠다고 마음 먹은 만큼 더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또 모창민은 "훈련은 힘들지 않다. 다만 상대 투수의 볼배합, 스피드, 변화구에 빨리 적응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근 감독도 "5회까지 찬스가 많았지만 살리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모창민이 신인답지 않게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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