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기자]양지운(60)과 함께 국내 스타 성우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배한성(62)이 이번에는 결벽증 탐정 역으로 천의 목소리를 선사한다. 케이블 채널 FOX가 9일 첫 방송을 내보낼 '명탐정 몽크'의 한국어 더빙판에서다. 배한성의 얼굴은 못알아볼 수 있어도 그의 목소리를 듣고 그냥 지나칠 7080 세대는 드물다. 꾸부정한 어깨에 빛바랜 트렌치 코트 차림의 형사 콜롬보도 한국에서 만큼은 피터 포크 아닌 배한성의 몫이었다. 또 '스타스키와 허치'에 이어 1980년대 최고의 인기 외화였던 '맥가이버'로 등장, 두 손과 아이디어의 힘만으로 늘 위기 상황을 극복했다. TV뿐 아니라 라디오 프로 진행자로도 배한성의 정겨운 목소리는 오랜 세월 많은 팬을 만들었고 강산이 몇 번 바뀌었다. 이제 2000년대, TV 속 외화들이 젊은 세대의 요구에 따라 성우들의 더빙 대신에 자막 처리를 늘이는 중이다. 예전 같이 스타 성우들이 연예계의 한 축으로 자리잡기 힘든 분위기다. 그럼에도 굳건하게 방송가를 지키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배한성이 '명탐정 몽크'의 한국어 더빙을 맡게 된 것은 묘한 인연이다. 그의 이름을 한껏 높였던 형사 콜롬보 이후 수십년만에 뛰어난 추리력을 자랑하는 명탐정 역할로 돌아왔기 때문. FOX측은 '시청자들이 자막을 읽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고 대한민국 대표 성우들의 맛깔스러운 목소리 연기를 통해 몇 배 더 유쾌하게 드라마를 즐길 수 있도록 더빙판을 새로 내보낸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배한성과 호흡을 맟출 파트너로는 'X파일'에서 스컬리 역 목소리로 화제를 모았던 서혜정이 캐스팅됐다. 몽크의 개인 비서이자 간호사인 셰로나 역이다. 또 몽크의 전 상사였던 스토틀마이어 반장에는 '코스비 가족'에서 빌 코스비를 맡았던 김병관, 디셔 형사 역에는 '반지의 제왕' 골룸 목소리의 주인공 오인성이 출연한다. '명탐정 몽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형사였던 몽크가 아내의 자동차 폭발사건 이후 수십 가지의 결벽증을 안고 살면서 독특한 관찰력과 분석력으로 미궁에 빠진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