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토리 다저스 감독, "찬호는 우리를 신뢰했다"
OSEN 기자
발행 2008.04.06 07: 13

[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그는 우리를 신뢰했다. 그 점이 기쁘다(He trusted us, which I'm happy with)". 박찬호(35.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수 있었던 데는 몇가지 요인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을 한 가지 꼽으라면 토리 감독의 '약속'이다. 토리는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개막 25인 명단을 추리면서 박찬호를 제외했다. 대신 그는 "투수가 필요하게 되면 반드시 너부터 부르겠다"고 장담했다. 당시만 해도 라스베이거스(다저스 산하 트리플A)로 향하게 된 박찬호를 위로하기 위한 '덕담'으로 여겨졌지만 그는 결국 약속을 지켰다. 감독의 말을 믿고 마이너리그에서 기다리기로 한 박찬호의 '믿음'이 뒤따랐음은 물론이다. 토리는 자신의 약속과 이를 믿어준 박찬호의 신뢰를 모두 언급했다. 6일 LA타임스 AP통신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찬호는 우리의 말을 신뢰했다. 이 점이 기쁘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우리도 약속을 지켰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약속을 지킬줄은 우리도 몰랐다"며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토리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을 만큼 박찬호가 빨리 승격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 이미 알려진 '12번째 투수'의 필요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신예 브레이크 드윗의 맹활약도 한 요인이었다. 다저스는 주전 3루수 후보였던 앤디 라로시가 시범경기서 중상을 당해 DL에 올랐고, 베테랑 노마 가르시아파러 마저 손목 골절로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이 때문에 백업 내야진 보강에 중점을 두고 개막 로스터를 짰다. 그런데 정규시즌이 시작하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블레이크 드윗이 펄펄 날고 있다. 5경기 동안 타율 3할8푼5리를 기록하며 3루 공백을 말끔히 메워주고 있다. 여기에 몸상태가 걱정이 됐던 제프 켄트도 별 탈 없이 경기에 출장해 토리의 근심을 덜어줬다. 우려했던 내야진이 큰 탈 없이 돌아가자 후보 내야수 앙헬 차베스의 존재감이 미미해졌다. 결국 토리는 당장 쓸 일 없는 차베스를 방출 대기하고 박찬호를 불러올릴 수 있었다. 감독의 전폭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빅리그에 올라선 박찬호이지만 앞으로의 길은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 토리는 "우리는 약속을 지킨 만큼 향후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것은 상관할 바 아니다(At least now we've kept our word. Whatever happens from here on out doesn't matter)"고 말했다. 기회를 잡은 박찬호가 실전 등판에서도 감독의 믿음에 보답할지 주목된다. workhors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