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주전' 이세범, 동부의 '변속 기어'
OSEN 기자
발행 2008.04.06 08: 52

원주 동부가 지난 5일 원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 SK텔레콤 T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KT&G를 꺾고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동부는 기존의 '높이'와 '수비'에 외곽슛과 스피드까지 겸비한 모습이었다. 이날 동부가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친 김주성(26점 7리바운드 4블럭슛)의 역할이 컸다. 여기에 2년 만에 부활을 선언한 양경민(3점슛 3개 포함 11점)의 가세는 외곽포 부재를 해결했다. 그러나 그 뒤에는 8분 가량을 뛰며 동부의 변속 기어로 활약한 이세범(34, 180cm)의 활약이 있었다. 이세범은 올 시즌 47경기에 출장했지만, 많으면 26분에서 적으면 29초에 이르기까지 감독의 기용을 기다리는 전형적인 식스맨으로 활약해왔다. 그의 평균 득점은 1.89점, 평균 어시스트는 1.06개에 불과할 정도로 주로 파울 트러블에 걸린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맡는 선수였다. 스피드 외에는 볼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그였지만, 전창진 감독은 그런 이세범을 주목했다. 전 감독은 이세범을 플레이오프에서 동부를 빛나게 해줄 조연으로 점찍었다. 이세범이 그동안 동부의 약점이라고 지적받았던 '스피드'를 안겨줄 선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후 이세범에게 서서히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이세범의 리딩은 거칠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능성만큼은 엿보였다. 그리고 이세범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선보였다. 2쿼터 4분 21초경 교체 투입되더니 빠른 돌파로 KT&G의 수비를 흔들었다.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펼치는 표명일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이세범에게 KT&G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동부가 2쿼터에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이세범의 활약이 컸다. 로포스트에서 외곽으로 연결되는 연결고리로 활약한 이세범은 비록 득점 없이 2어시스트만을 기록했지만, 그의 존재감만큼은 분명했다. 이날 출전시간에서 알 수 있듯 이세범은 여전히 표명일의 백업 멤버다. 그러나 정적인 표명일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농구를 펼치는 이세범은 동부도 속공을 펼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전장친 감독이 이세범에게 바라는 것도 바로 이런 변속기어같은 활약이 아닐까. stylelomo@osen.co.kr 이세범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뒤 기념 행사에서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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