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예기치 못한 부진이다. 한화 제2선발 정민철(36)이 2경기 연속 부진했다. 시즌 초반 최하위로 추락한 한화로서는 조금 난감한 부진이다. 선발진이 무너진 가운데 믿었던 정민철이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베테랑인 만큼 곧 컨디션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팀 사정이 다급하다. 정민철은 지난달 30일 대전 롯데전에 시즌 첫 선발 등판, 4⅔이닝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대호에게 만루 홈런을 얻어맞는 등 전반적으로 끌려가는 느낌이었다. 이어 지난 5일 대전 KIA전에서도 5⅔이닝 1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6실점(5자책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문제는 피안타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2경기에서 19안타를 맞았다. 피안타율은 무려 4할2푼2리. 득점권에서도 6안타를 허용했다. 득점권 피안타율도 무려 4할. 직구 최고 구속이 142km로 전성기와 거리가 먼 정민철은 철저하게 느린 공과 변화구 위주로 승부하고 있지만, 그 때마다 통타당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지난해에도 정민철은 피안타가 많은 투수였다. 지난해 피안타율도 2할6푼8리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정교한 제구력과 완급조절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특히 9이닝당 볼넷이 1.85개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가장 적었다. 올 시즌에도 정민철은 볼넷이 10⅓이닝 동안 단 하나밖에 되지 않는다. 스트라이크 비율도 68.9%로 높다. 스스로 무너질 일은 없는 투수가 바로 정민철이다. 당연하지만 안타만 안 맞으면 된다. 올해 한화의 가장 믿는 구석도 바로 류현진-정민철의 토종 원투펀치였다. 두 투수를 믿고 외국인 투수도 선발이 아닌 마무리로 뽑았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정민철에 대해 “베테랑인 만큼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류현진도 개막전에서 부진한 후 바로 다음 등판에서 완투승으로 부활했다. 한화는 정민철을 류현진만큼 믿고 있다. 다만, 부진이 오래갈수록 자칫 시즌 초반 순위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