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롯데, 로이스터의 '초전박살 야구' 빛난다
OSEN 기자
발행 2008.04.07 09: 00

이 정도로 거셀 줄은 예상을 못했다. 기대주들이 많았던 팀으로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판도를 주도하며 선두권을 지키고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롯데 자이언츠가 달라졌다는 말은 더 이상 팬들에게 낯설지 않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인 제리 로이스터의 ‘롯데호’가 연착륙하고 있다. '잘 치고, 잘 던지고, 잘 달리는' 미국 메이저리그식이라는 평가 속에 7일 현재 6승 2패로 강호 삼성과 함께 공동 선두를 이루고 있는 롯데호의 화끈한 야구를 살펴본다. 로이스터 감독의 부임과 함께 롯데호는 ‘초전박살 야구’로 변신했다. 1회 공격서부터 화끈한 공격야구로 점수를 뽑고, 타자들은 1, 2구에 적극적인 스윙, 투수들은 초구 스트라이크에 집중하고 있다. 이른바 ‘초전박살 야구’이다. 1회부터 부순다 롯데는 올 시즌 치른 8경기 중에 6경기서 1회초나 말 공격서 득점을 뽑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한화와 SK를 상대로 개막 4연승을 올릴 때 4경기 연속 1회 득점을 올렸고 이후에도 ‘롯데=1회 득점’ 공식을 이어오고 있다. 1회 선취점을 올린 경기 중 지난 5일 LG전서만 패배를 맛봤을 뿐 나머지 경기는 전승이었다. 지난해 현대 유니콘스 감독을 지낸 김시진 경기감독관은 “부산에서 SK전을 지켜봤는데 1회부터 상대를 몰아붙이는 힘이 대단하다. 초반 선취점으로 분위기를 타는 게 무섭다”며 달라진 공격력을 높이 평가했다. 롯데는 이처럼 1회 등 초반 득점을 올리면서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 승리를 따내고 있다. 열성적인 롯데 팬들의 응원도 ‘공격야구’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초구부터 휘두른다 미국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돌아온 해외파 투수들은 한국무대에 적응하기 가장 어려운 점으로 타자들의 인내심을 꼽았다. 유인구에 좀처럼 방망이가 나오지 않고 기다린다는 말이었다. 결국 투수가 지쳐서 볼넷을 내주거나 정면승부를 하다가 당한다고 한다. 하지만 올 시즌 현재 롯데 타자들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 1구 내지는 2구에 스윙을 한다. 비록 헛스윙이나 파울이 되더라도 스트라이크 한 개를 가만히 내주지 않고 적극적인 스윙으로 덤벼든다. 공격적인 스윙이다. 롯데 타자들의 적극적인 스윙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초구부터 공격하는 것은 복습의 효과가 있다. 투수가 던진 공에 적응도를 높일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한다. 초구 스트라이크로 유리한 고지 선점한다 로이스터 감독과 함께 한국무대로 건너온 페르난도 아로요 투수코치의 지론에 따라 롯데 투수들이 달라진 면이다. 아로요 코치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유리하다.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유인구로 타자들을 요리해야 한다”며 롯데 투수들에게 ‘초구 스트라이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맞을 때 맞더라도 내 공에 대한 믿음을 갖고 과감하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으라는 아로요 코치의 지시에 롯데 투수들이 잘 따르고 있다. 지난해까지 컨트롤에 문제가 있던 좌완 선발 장원준과 우완 선발 송승준 등이 아로요 코치의 지도에 가장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 투수들이다. 이들이 호투하면서 팀 성적도 상승곡선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 투수에게 있어서 초구 스트라이크는 어느 지도자가 강조하는 제1의 항목이다. 하지만 컨트롤에 자신이 없는 투수들이 이를 따르지 못하기에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간다. 그러나 롯데는 아로요 코치의 몸을 사리지 않는 컨트롤 교정에 투수들이 잘 따라와 주면서 자신감을 갖고 ‘초구 스트라이크 승부’를 펼치고 있다. 물론 타자들의 초구 스윙이나 투수들의 초구 스트라이크 주문은 시기와 상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메이저리그 감독 출신으로 노련한 로이스터 감독이 이를 모를 리가 없다. 로이스터 감독의 ‘초전박살 야구’가 언제까지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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