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수(30)와 대전이 연봉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3시 30분 대전 월드컵경기장. '주장' 고종수는 운동장이 아닌 관중석에서 대전과 인천의 정규리그 4라운드를 지켜봤다. 고종수는 전날 팀 훈련에도 불참했다. 이는 구단과의 연봉 협상 과정에서 생긴 일련의 갈등 때문이었다. 고종수는 지난해 말부터 대전과 치열한 연봉 협상을 벌여왔다. 가능성을 현실로 바꾼 올해 자신의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고종수와 시민구단의 열악한 현실을 강변하는 대전의 줄다리기였다. 문제는 이 줄다리기를 너무 오래 끌었다는 데 있었다. 지난 2월 말 끝냈어야 할 연봉협상을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하면서 결국 훈련 및 경기 불참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한 셈이다. 당시 대전은 연봉 1억 원으로 프로축구연맹에 고종수를 대전의 선수로 등록했다. 대전은 "협상을 마무리하고 계약을 갱신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봉 협상을 끝내지 못한 채 시즌을 맞이한 고종수와의 갈등은 당연했다. 실제로 고종수는 수원과의 개막전부터 불참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김호 감독의 "주장의 역할을 다하고 팬들 앞에서 기본을 다한 뒤에 문제를 해결하라"는 충고를 받아들여 생각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전의 한 관계자는 "구단 최고 수준의 연봉을 제시했다"며 연봉 협상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연봉을 거론하며 "고종수가 받아들이지 않아 1억 5000만 원에서 2000만 원이 추가된 금액을 제시했지만 이 또한 고종수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이상의 대우는 팀의 정체성을 흔들리게 할 뿐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반면 고종수의 대리인은 "합의가 아닌 협의였다"며 "우리의 입장은 연봉은 수용하되 부족한 부분을 공격 포인트 등 수당으로 채워달라는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프로라면 책임지는 자세도 필요하지만, 정당한 권리도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사장 면담 후에도 답이 없는 상황이라 선수가 김호 감독의 허락 하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상처만 주는 부끄러운 싸움"이라며 고종수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사과의 뜻도 전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