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권오준이 방망이를 잡은 까닭은?
OSEN 기자
발행 2008.04.07 09: 39

지난 6일 우리 히어로즈와의 경기가 열리기 전 대구구장. 2006년 홀드왕을 거머쥔 권오준(28)이 타격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동료 투수들이 스트레칭과 수비 훈련을 소화하는 동안 권오준은 글러브 대신 방망이를 잡고 하나마스 고지 트레이닝코치가 토스해 주는 공을 힘껏 때렸다. 물론 훈련 중 투수가 방망이를 잡는 모습은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다리를 쫙 벌린 채 열심히 스윙하며 양 다리의 중심 이동과 허리 회전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 오기 때문. 지난 8월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2군에 내려간 권오준은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출전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2005, 2006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의 주역인 그가 엔트리에서 빠졌다는 것은 그의 컨디션이 그만큼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권오준은 마무리 훈련과 해외 전훈 캠프를 통해 허리 보강 훈련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었다. 허리 통증은 말끔히 사라졌으나 허리 회전 능력이 예전 같지 않아 140km대 후반의 위력적인 직구를 뿌리지 못하고 있다. 하나마스 코치는 "권오준이 지난 시즌 허리 부상으로 인해 허리 회전 능력이 많이 떨어져 직구 구속이 예전 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며 "타격 훈련을 통해 허리 회전 능력도 많이 좋아졌고 투구 밸런스도 향상되었다"고 평가했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아직 정상적인 구위는 아니다. 본인이 (단점을) 깨닫기 위해서는 계속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세 차례 마운드에 오른 권오준은 승패 없이 방어율 0.00(3⅓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서서히 제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직구 스피드만 조금 더 빨라진다면 '핵잠수함'이라고 불리던 전성기 구위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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