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불안-수비 튼튼' 발데스의 '두 얼굴'
OSEN 기자
발행 2008.04.07 10: 10

함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그러나 2루 땅볼. 화가 난 그는 헬멧을 그라운드에 내동댕이쳤다. 지난 6일 한화전 마지막 타석에서 보여준 KIA 외국인 내야수 윌슨 발데스(32)의 모습이다. 발데스는 요즘 죽을 맛이다. 개막 이후 8경기에서 타율은 8푼7리(23타수 2안타). 1도루, 2득점. 수비는 괜찮지만 공격에서 워낙 부진하다. 팀 타선의 부진과 맞물려 공력력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조범현 감독은 타격보다는 수비를 보고 발데스를 영입했다. 지난해 시즌 오프 후 팀 리빙딜 과정에서 붙박이 주전 유격수가 필요하다고 보고 과감하게 수비형 내야수를 선택했다. 대개 다른 팀이 슬러거를 뽑는 데 반해 KIA는 수비용 용병이었으니 이례적이었다. 수비는 메이저리그급이었다. 지난해 LA 다저스 현역 메이저리거였으니 가히 명불허전이었다. 폭넓은 수비 범위, 포구와 동시에 송구 동작이 이뤄지는 매끄러운 수비는 일품이었다. 어려운 타구도 병살로 연결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개막 8경기에서 KIA 내야진의 실책은 1개. 발데스의 실책이었지만 승부에는 영향이 없었다. 공격에서도 기대를 받았다. 조범현 감독은 장타력은 없더라도 발빠르고 번트에 능해 여러 가지로 공격 활용도가 높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시범경기까지는 제 몫을 해주었다. 그러나 개막 후 부진에 빠져 있다. 상대 투수들의 힘이 실린 볼에 적응을 못하는 모습이다. 직구에는 방망이가 밀리고 변화구는 빗맞은 타구로 이어지고 있다. 개막 4경기에서 침묵을 지켰고 3일 광주 두산전에서야 첫 안타를 신고했다. KIA는 장성호, 최희섭 등 중심타자들이 부진에 빠져 득점력 빈곤증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비형 용병 발데스의 빈약한 공격력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그렇다고 현재 팀의 수비 구조상 공격력을 보강하기 위해 발데스를 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조범현 감독은 더도 말도 2할7푼대만 쳐주기를 바라고 있다. 홈런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다. 발데스가 한국 투수들에 적응한다면 훨씬 나은 타격을 할 것으로 믿고 있다. 발데스의 공격력이 언제쯤 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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